[앵커]
새벽 운행 중이던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폭행당해 기절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서울에서 택시 잡고 경기 성남으로 가자고 했는데 못 간다고 했단 이유에서 였는데요. 

이 승객은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김지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일 새벽 3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외투 모자를 푹 눌러쓴 남성이 택시를 잡아탑니다.

하지만 택시는 30미터도 못 가 멈춰 섭니다.

뒷좌석의 승객이 내려 운전석을 향해 삿대질하더니 택시 기사가 차에서 나오자 다짜고짜 주먹부터 휘두릅니다.

몸싸움이 이어지고, 택시기사는 이내 아스팔트 위로 내동댕이쳐집니다.

축 늘어져 정신을 잃은 듯한데 승객은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기절했다가) 깼는데 내가 차 안에 있더라고.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는 부어서 아프고. 나를 갖다 밀쳐 버렸다니까요. 그 밀친 기억밖에 안 나요."

서울 밖으로 가자는 승객 요구에 안 된다고 하자 실랑이가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피해 택시기사]
"탔는데 성남시로 가자고 그래서 '성남시는 (운행) 의무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못 간다'고 했더니 재차 가자고 세 번째 얘기하고 차 문을 팍 닫고 욕하면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소속된 사업구역 밖으로의 운행을 거부하는 건 '승차 거부'가 아닙니다.

사고 이후 택시기사는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가뜩이나 기사들은 불면증이 있거든요. 근데 잠이 잘 안 와요. 이런 일이 자꾸 생각나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인근 CCTV와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해 달아난 승객을 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한효준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