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댐 수문을 연다는 소식에 임진강변 주민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북한의 무단 방류로 여러 차례 수해 피해를 입었죠.
비상 대피하려고 차에서 밤을 지새우고 강아지 목줄도 풀어놓습니다.
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황강댐에서 수문을 열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군남댐입니다.
주민들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현장음]
"하천 주변에 계신 분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북한 황강댐의 물 저장 용량은 군남댐보다 5배나 큽니다.
황강댐에서 물을 기습적으로 대량 방류할 경우 빠르면 1시간 안에 홍수 피해를 입게 됩니다.
임진강 하류에 사는 주민들은 불어나는 강을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밤 사이 강이 넘치면 대피하려고 강가로 차를 끌고 나와 뜬 눈으로 밤을 보냅니다.
[이병희 / 연천군 주민]
아주 걱정스러운 것이에요. 물이 이렇게 들어오잖아요. 여기서 계속 나와서 이렇게 바라보는 것이에요.
갑자기 홍수가 마을을 덮칠까 걱정이 돼 강아지 목줄도 풀어놨습니다.
[현장음]
물이 차오르고 그러면 얘도 올라가야하니까. (혹시 강아지가 못 나갈 것 같아서요?) 아, 그렇죠.
하루 종일 날씨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최영자 / 연천군 주민]
불안해. 푹 자는 사람 별로 없어요. 왔다 갔다 하지요. (강가에) 가서 보고, 가서 보고.
북한의 사전 통보 없는 댐 무단 방류로 2009년 야영객 6명이 숨진 데 이어,
집과 밭, 비닐하우스가 통째로 잠겼던 2년 전 수해는 마을 사람들에게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있습니다.
[신권식 / 연천군 주민]
그 사람들(북한)이 얘기 안 하고 (댐을) 열어서 (야영객들이) 죽었잖아요. 황강댐 없을 땐 걱정 없었어요.
북한은 댐을 방류하면 사전통보해 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이번에도 무시했고, 결국 수자원공사는 물의 높이와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며칠 전부터 방류를 시작했다고 추정했습니다.
[현장음]
"(3.5m/s 정도면 지금 많은 것이에요. 유량이?) 그렇죠. 많은 편이죠."
연천군은 정부에 제방이라도 쌓아달라고 요청했지만 2년째 진척이 없습니다.
[최선빈 / 연천군 주민]
제방을 쌓아라 이렇게 얘기는 있는데. 움직이는 게 없어요. 제방 쌓는 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장마철마다 반복되는 물폭탄 공포.
올해도 주민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최선빈 / 연천군 주민]
(황강댐 열면 큰일 나는 것이네요.) 황강댐 열면 여긴 대책이 안 서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