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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슈퍼카 버리고 야반도주?…‘슈퍼카 무덤’ 된 중동
2022-12-18 19:39 국제

[앵커]
한 대에 수억에서 수십 억 원씩 하는 슈퍼카를 경찰차로 쓰는 나라들.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 같은 산유국들이죠.

나라에 돈이 넘쳐서 이런 사치도 부리나 보다 싶지만, 알고 보면 웃지 못할 속사정도 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길까요.

세계를 보다, 곽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시내에 정차해 있는 경찰차.

3억 원대에 달하는 '람보르기니 우루스'입니다.

포르쉐 파나메라와 카이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같은 고가의 스포츠카도 경찰차로 활용합니다.

이웃 나라인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경찰도 007 차로 불리는 애스턴 마틴, 배트맨 영화에 등장했던 람보르기니, 40억 원에 달하는 부가티 베이론까지 호화 슈퍼카를 경찰차로 이용 중입니다.

[CNN 보도]
"두바이의 한 경찰은 슈퍼카는 범죄를 소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도시를 '세련되게' 만드는 목적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는 버려진 슈퍼카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바이 공터나 폐차장에 버려지는 차량만 매년 2000~3000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먼지 가득한 차량 중에는 단 399대만 한정 생산된 페라리 엔조 모델이 있는가 하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등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차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핫카']
"내 슈퍼카가 이렇게 사고가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세상에."

수리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낫다고 여기는 중동 부자들이 슈퍼카 구입을 남발하는 것이라는 풍문도 있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슈퍼카 할부 대금을 내지 못하거나 빚을 연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단순히 민사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이슬람 관습법인 '샤리아'에 따라 가혹한 처벌을 받는데, 이를 두려워해 차를 버리고 도망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10명 중 9명이 외국인인 두바이에선 차를 버리고 출국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백승훈 /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위원]
"계약서에 나와 있는 위약금만 물고 물건을 압류 당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법정에 가서 형을 살아야 되거든요. (그래서) 차량을 버려두고 도망간다거나."

방치 차량 소유자에게 안내문자를 보내고 15일 이내 응답이 없으면 차량은 압류되고, 압류 6개월이 지나면 두바이 정부 재산으로 간주, 경매로 처분하거나 폐차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버려진 차를 낙찰 받아 수리해 파는 중고 슈퍼카 시장과 부품 시장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이런 차량을 이용한 '슈퍼카 운전연수' 학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유튜브 '슈퍼카 블론디']
"포르쉐 카이옌 조수석에 이렇게 (운전 연수용)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요."

'오일 머니'를 좇던 꿈들이 깨지면서 '슈퍼카 무덤'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곽정아입니다.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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