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유사 범행을 막겠다면서 정유정의 증명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포토라인에 선 정유정이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실제 얼굴을 확인할 순 없었습니다.
흉악범 얼굴 공개 실효성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감춘 정유정.
신상이 공개됐지만 언론 앞에 설 때는 챙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정유정 / 20대 여성 살해 피의자]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정유정의 얼굴 사진은 공개됐지만 과거에 찍은 증명사진이라, 정작 시민이 가장 궁금한 얼굴은 공개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9년 전 남편 살해범 고유정도 신상공개 결정이 났지만, 언론사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고개를 푹 숙여 긴 머리로 얼굴 노출을 막았습니다.
[고유정 / 전 남편 살해범(2019년 6월)]
"(얼굴 한 번만 들어주십시오.)…."
지금은 경찰이 고개를 들게 하거나 마스크를 벗길 권한도 없어, 얼굴을 제대로 드러낼 지는 전적으로 신상공개 대상자 마음에 달려있는 게 현실입니다.
[권재찬 / 중년여성 살해 혐의]
"(신상공개되셨는데 마스크 한 번 벗어주세요.)…."
[김병찬 / 스토킹 살해범]
"(마스크 벗어주실 수 있나요.) 죄송합니다."
[김태현 / 세 모녀 살해범]
"(마스크 한 번 벗어줄 생각 있나요.)"
신상공개 당시 쓰인 사진 속 얼굴과 실제 모습이 차이가 큰 경우도 많아 유사 범행과 재범 방지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 구금 단계에서 촬영한 이른바 '머그샷'을 신상공개 때 활용하자고 조언합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얼굴을 알림으로써 관련된 정보를 수집해서 여죄 수사의 가능성도 올라가게 되고요. 범죄 예방에 일정한 억지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실익이 있지 않나."
본인 동의 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됐지만 무죄추정 원칙에 반한다는 비판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편집: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