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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한 달 새 14마리 신고…동해안 상어 비상
2023-07-16 19:46 사회

[앵커]
최근 동해안에서 식인 상어가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가 오르자, 원래 따뜻한 바다에 살던 상어가 우리 바다 앞에 출몰하게 된 겁니다.

휴가철 '상어 주의보'를 내려야 할 판입니다.

현장카메라,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 속초 해수욕장입니다.

최근 상어가 강원 동해안에서 자주 나타나면서 이렇게 상어를 조심하라는 경고문까지 붙었습니다.

상어 출몰에 비상이 걸린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회색 지느러미가 선명한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칩니다.

2.5m 크기의 청상아리로 추정되는 상어로, 삼척 앞바다를 순찰하던 해경이 발견했습니다.

청상아리는 공격성이 강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속초 장사항 앞바다에선 죽은 백상아리가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습니다.

영화 죠스로 유명한 식인상어로 상어류 중에서도 가장 난폭합니다.

국내에선 1950년 이후 6명이 상어에 물려 숨졌는데 모두 백상아리에 공격을 당했습니다.

과거 동해에는 이따금씩 나타나던 상어가 올해 유독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간 강원과 경북 해안에서 발견돼 해경에 신고된 상어는 14마리입니다.

[최윤 / 군산대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
"5년 전부터 조금씩 늘어나는 증가세를 보였는데 올해 갑자기 몇 배 증가한 거죠."

피서객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합니다.

[박효진 / 경기 화성시]
"백상아리가 나왔다고 해서 물에 들어가도 되나 조금 걱정되긴 하더라고요."

[위승준 / 서울 서초구]
"(상어가 나타나면) 진짜 무서울 거 같고 최대한 살기 위해서 도망칠 것 같아요."

지자체들도 비상입니다.

해수욕장 일대엔 6백미터 넘는 그물망까지 설치됐습니다.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그물망입니다.

그물 사이 간격도 3cm에 불과해 작은 물고기 외엔 다른 해양 생물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강한 전류를 쏴 상어를 쫒아내는 퇴치기도 등장했고, 해경 순찰도 대폭 강화됐습니다.

[현장음]
"상어 출현 시 물 밖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라며 즉시 해양경찰에게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어 출몰이 잦아진 이유는 무엇보다 동해 수온이 급속도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최근 50년간 한반도 주변 해역 온도는 1.35도 상승했는데, 동해는 무려 2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오징어잡이 철이 한창이지만 항구엔 조업을 포기한 배들이 한가득입니다.

동해안 대표 어종이었던 오징어가 수온 변화로 자취를 감췄기 때문입니다.

[오징어 조업 관계자]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간다고요. (어획량이) 반밖에 안 돼. 반도 안 돼."

3년 전만 해도 8,600톤 넘게 잡혔던 오징어는 지난해 3천 5백 톤으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6천 톤 넘게 잡혀 오징어를 추월했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상어의 활동영역이 넓어진데다 먹잇감이 되는 방어와 참다랑어를 찾아 출현 빈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선길 /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관]
"상어들은 큰 방어나 참다랑어 이런 애들을 먹이로 하니까 잡아먹으려고 연안 쪽으로 붙었다가…"

수온이 오를수록 동해안에 상어 출몰은 더 늘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위기가 일상의 위험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습니다.

현장카메라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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