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버스 운전기사가 음주 운행을 하다 걸렸습니다.
손님을 30명 넘게 태우고 서울 시내를 20km 가까이 달렸는데요.
회사는 사내 음주 측정에서 운행불가 판정을 받고도, 기어이 운전대를 잡은 이 기사를 절도 혐의로도 고소했습니다.
송진섭 기자입니다.
[기자]
순찰차가 시내버스를 뒤따라오더니 앞을 가로막습니다.
잠시 뒤 경찰관이 한 남성을 순찰차 옆으로 데리고 갑니다.
술에 취한 채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어제 새벽 5시 51분쯤.
경찰은 버스 위치 조회 시스템을 통해 해당 버스를 찾아내 급하게 세운 겁니다.
운전기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6%, 면허정지 수준이었습니다.
해당 버스는 상계동과 숭례문을 오가는 노선으로, 버스 기사는 술에 취한 채 20km가 넘는 거리를 운전했습니다.
그동안 모두 35명의 승객이 버스를 타고 내렸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보통 버스 회사들은 운행을 앞둔 기사들을 대상으로 음주 측정을 합니다.
어제 남성은 1차 측정에서 운행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도, 몰래 운전대를 잡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버스 회사는 운전기사의 막무가내에 경찰 신고도 자신들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버스 회사 관계자]
"우리 배차 주임이 (해당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까 처음 한두 번은 안 받다가 세 번째 받고 '관두면 될 거 아니오' 이러면서 전화를 확 꺼버렸대요."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버스 기사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 서울시 역시 버스 회사가 음주 측정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회사 측은 버스 기사가 수차례 복귀 지시를 어겼다며 차량 절도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한효준
영상편집: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