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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지구촌이 빈대로 골치…“올림픽이 변수”
2023-11-05 19:19 국제

[앵커]
우리보다 먼저 빈대에 뚫린 다른 나라들에선 '국가 비상사태'를 넘어서 '빈대가 국가적 정신병을 유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파리 올림픽이 빈대의 전세계적 확산에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 파리의 호텔 앞에 매트리스 수십 개가 쌓여있습니다.

프랑스의 또 다른 도시 마르세유의 길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빈대가 발견돼 버리기 위해 내놓은 매트리스입니다.

집과 숙박시설만이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에서도 빈대가 등장합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온 시민들에게 빈대가 붙었다고 장난을 치면 화들짝 놀랍니다. 

[현장음]
"(거기 빈대 있어요!) 아악!"

파리 올림픽을 8개월 앞두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보름 가까이 머무는 각국 선수단과 관광객을 통해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메야 곤더레이커 / 미국 퍼듀대 곤충학과 교수]
"파리의 빈대 상황은 과거 브라질에서 모기로 인해 퍼졌던 지카 바이러스 문제와 매우 비슷합니다."

이웃 나라 영국은 작년 2분기부터 빈대의 집안 침입 신고가 1년 새 65% 급증했습니다.

[사디크 칸 / 런던 시장]
"(방역) 절차들을 잘 밟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빈대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로 꼽히는 뉴욕의 경우도, 지난 8월 빈대 발생 민원이 2년 전보다 배로 늘었습니다.

[뉴욕현지 방송 (지난달 27일)]
"연말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뉴욕) 여행은 불청객들을 초대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집에 빈대들이 숨어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체크하라고 말합니다."

일본 도쿄에서도 빈대 피해를 호소하며 상담을 받는 사례가 5년 전보다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국제 제재를 받고 있어 교역이 끊긴 러시아는 빈대가 넘어올 일이 없다며 "빈대나 잘 잡으라"며 서방을 조롱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지난 1일)]
"유럽 대도시의 빈대가 우리에게 수출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지구촌에 빈대가 속출하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가 꼽힙니다.

25도에서 35도 사이 번식이 가장 활발한 빈대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번식이 왕성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에 더해 살충제에 대한 빈대의 내성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늘면서 빈대도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는 겁니다.

프랑스에선 빈대 창궐을 방치한 중앙 정부의 무책임을 추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염병을 옮기지 않는 빈대는 관리 대상 해충이 아니란 이유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겁니다.

[마틸다 파노 / 프랑스 야당 의원]
"빈대 문제는 잠도 못 자게 하고, 편집증을 일으키는 데다가 사회적으로도 고립되게 만듭니다. 국가적 보건 문제인데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요."

빈대 문제는 이제 단순한 골칫거리를 넘어 해결해야 할 국가적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형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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