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SNS에 올라온 글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무단 도용하면 처벌받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학술지 논문이나 책 등 인쇄물이 아니라도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어떤 경우에 처벌하는지 김정근 기자가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기자]
대법원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모 씨에게 벌금 1천만 원 형을 확정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송 씨는 기계항공공학 박사 A 씨의 페이스북 글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47차례에 걸쳐 SNS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지난 2013년 1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영화 '레미제라블'에 관한 글을 올렸습니다.

주제곡의 관현악 구성이 관객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분석한 글이었습니다.

2년 뒤인 2015년 3월 23일, 송 씨는 SNS에 A씨의 글을 그대로 올리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입니다.

출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송 씨 지인들은 '항상 박식한 글에 감사하다' '대단한 필력과 입체적 설명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송 씨는 '과분한 칭찬이다' '쑥스럽다'는 식으로 응대했습니다.

A씨가 올린 글을 원문 그대로 올리거나, 2012년과 2013년 각각 올라온 글을 하나의 글로 합쳐 올리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송 씨의 글 도용 행위가 원 작성자인 A씨의 평판을 저해했다고 봤습니다.

A씨가 오히려 표절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1심은 저작권 침해만 유죄로 보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과 대법원은 저작권 침해는 물론, 명예훼손까지 성립한다고 판결하면서 벌금은 1천만 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저작권 침해 개념을 SNS까지 확대한 판결이 나오면서 앞으로 온라인상에서 글을 인용할 때 출처를 밝히는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편집: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