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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요 뉴스]부실 배식·성추행 은폐…오합지졸 軍
2021-06-06 13:09 뉴스A 라이브

중국 전한시대 말.

대사마 왕랑의 반란으로 황제가 죽자 호북성 태수 아들인 경엄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부하 몇이 오히려 왕랑을 돕겠다며 명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경엄이 이들을 붙잡아 참수하며 말했습니다.

"왕랑의 군대는 (까마귀 떼)와 다름 없다. 시든 나무를 꺾듯 왕랑은 곧 제압될 것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까마귀 떼를 모아놓은 군대.

훈련도 안되고 위계서열과 규율도 없는 어설픈 병사 무리.

'오합지졸'입니다.

오늘 이 시간 대한민국 국군에 오합지졸이라는 오명이 씌워지고 있습니다.

군 기강이 엉망입니다. 이 정도면 총체적 붕괴상태입니다.

군 부대가, 그리고 북한과 마주한 민통선이 하루가 멀다하고 뻥뻥 뚫리더니 장병들은 형편없는 식단에 배까지 곯아가고, 이제는 급기야 성추행 사건을 덮으려다 전우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사건까지 터져나왔습니다.

지난달 22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군 부사관 이모 중사.

치욕적인 성추행 피해를 당한 이 중사를 지켜준 사람. 군 내에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피해자를 보호할 시스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인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 은폐하고 회유했습니다.

"살면서 한번은 겪을 수 있는 일"

본인들의 딸이라면 이런 말 나왔겠습니까?

파렴치한 그들이 짜놓은 조직적 은폐란 각본 속에서 이 중사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故 이 중사 어머니] | 지난 2일
"얼마나 예쁜 내 딸인데, 국가의 딸이라고 엄청 자랑스러워 했어요."

'돌격 앞으로'의 상명하복 군대 정신이 '은폐 뒤로'가 된 셈입니다.

국가의 딸이 되고팠던 이 중사의 충정을 국가는 도리어 그렇게 철저히 짓밟았고 배신했습니다.

성 추행에 이어 은폐 회유 추태로 추락해버린 군의 위상.

우리 군, 어쩌다 이렇게 됐습니까?

본인들이 지켜야 할 게 나의 일신인지 아니면 우리 군대와 국가 안보인지 헷갈리는 겁니까?

말로만 장병 인권 복지 타령이지 정작 기본적인 건 다 놓치고 있지 않습니까?

군 지휘관들 정신 차리십시오. 사고 나면 고개 숙이라고 그 자리 준 게 아닙니다.

사고 안 나게 제대로 군 부대 관리하고 군 기강을 잡는게 당신들의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이것이 정말 우리 군대의 참 모습이라면 지금 군 지휘관들은 제대로 우리 군을 모욕하고 있는겁니다.

일사분란까지는 안되더라도 자중지란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민이 원하는 건 오합지졸이 아닙니다.

현충일인 오늘 되짚어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

제작: 박소윤PD
구성: 김두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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