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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부터 쓸려 다녀”…“살려달라” 아비규환
2022-10-30 18:21 사회

[앵커]
가까스로 화를 면했지만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 후에 트라우마를 겪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좁은 골목길 인파에 쓸려다니며 느꼈던 두려움.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을 구할 수 없었던 괴로움을 호소하는데 구자준 기자가 목격자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어제 서울 이태원 거리는 초저녁부터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사방이 사람들로 둘러싸였다는 생각이 들 때쯤, 이미 몸을 옴짝달싹 할 수 없었습니다.

[김수아 / 이태원 사고 목격자]
"앞뒤로 압박이 오니까 숨을 못 쉬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걸음도 여성분들은 구두 신고 계시니까 저도 똑같이 그냥 쓸려서 계속 발을 접질리면서 내려가는 상황이었어요."

경사진 골목길에서 위태롭게 유지되던 균형이 무너진 건 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태원 사고 목격자]
"페이스페인팅을 받고 내려오는 도중에 한 명이 쓰러지면서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졌어요. 친구랑 옆에 붙어있었는데도 10미터 정도 거리가 벌어져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이태원 사고 목격자]
"악 소리가 나면서 산더미처럼 사람이 여기까지 쌓였어요. 산사태처럼 떠밀려 내려와서."

간판이나 계단에 매달리거나 의지해 간발의 차이로 빠져나온 시민도 있었습니다.

[김정민 / 이태원 사고 목격자]
"(사람들이) 여기 옆 가게 간판에도 매달리고 저기 옆에 보면 계단도 있어요. 계단에도 매달려서 올라가고. 주점 하나 있어요. 거기 제가 앞에 간판에 올라타자마자, 옆으로 빠지자마자 제 뒤로 다 쓰러졌어요."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깔린 사람들을 꺼내보려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태원 사고 목격자]
"저도 계속 구조를 하는데 사람들이 팔다리를 붙잡는 거예요. 근데 혼자 하다 보니까 뭘 할 수가 없는 거예요. 팔다리 붙잡고 막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게 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생각나고."

[남인석 / 이태원 사고 목격자]
"구조하려는데 사람은 꽉 차있고. 뒤늦게 소방하고 경찰하고 억지로 끄는데 끌어지지가 않아, 눌려서. 그래서 돌아서 위에부터 수습하라고 보냈어요, 다. 위로 보내서 하나하나 꺼내서…그래서 옮기는데…"

흥겨웠던 토요일 축제의 밤은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장명석 최혁철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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