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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270억 예산 날린 ‘청년몰 사업’
2018-04-17 11:49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오늘의 밀착취재,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한 '청년몰'을 짚어보겠습니다.

김유림 기자 나와 있습니다.

1) 빈 전통 시장에 청년들이 가게를 낼 수 있게 도와줘서 전통 시장도 살리고 청년 실업도 해결하겠다는 게 청년몰이잖아요.
운영이 잘 안 된다면서요.

네, 먼저 마산 부림시장에 위치한 청춘바보몰을 다녀왔는데 12개의 점포 모두 빈 상태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 3억 원을 들여서 점포를 만들었지만 1년도 운영을 못한건데요. 2016년 5월 문을 열었는데. 문제는 이때까지도 영업에 필수적인 에어컨과 환풍기 조차 설치되지 않았을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영업했던 청년사업가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김지훈 / 전 청춘바보몰 입주자]
"정수기가 설치됐는데 손님이 물을 뜨려고 컵을 대면 바퀴 벌레가 떨어지고 환기가 안 되다 보니까 '애기 데리고 두 번은 못 오겠다'는 말도 들렸고."

2) 지역은 내수 경제가 워낙 안 좋다고 하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서울도 그렇다고요?

네, 이화여대 앞길 빈 상점가를 이용한 이화 52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15억 원 들여서 오픈한 지 1년 만에 22개 중 12개 점포가 문을 닫았고요.

최근은 영업을 정지한 곳이 더 많습니다. 가장 큰 게 임대료 문제였는데, 초기에는 매달 30~40만 원 씩 정부가 임대료를 지원해줬지만 사업기간 1년이 지나고 임대료 지원이 끊기자마자 더이상 버티지 못한 겁니다.

오히려 청년몰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었다는 이유로 기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면서 주변 상인들의 고통만 커진 상황입니다.

[주변 상인]
"건물주들이 상권이 다 차니까 기존에 있던 상점들도 세 올려받고. '니네 올렸으니까 니네도 올리자.'"

지난 2016년 이후 청년 몰 사업에 투입된 세금은 270억 원인데요, 전통 시장에 설치된 청년 점포 396개 중 129개는 2년도 안 돼 휴업하거나 폐업했습니다.

3) 그런데도 정부는 청년몰 지원을 확대하고 있죠?

네. 정부의 올해 청년몰 사업예산은 140억 원이 넘고요 거기에 추경 예산 52억 원을 복합청년몰 만드는데 쓸 계획입니다.

또 창원의 청춘바보몰이 망한 자리에는 또 다시 시 예산 3억 원을 투입해서 '다문화 식당 골목'을 만든다고 했는데요. 사실 음식 메뉴랑 사업 주체만 바뀔 뿐 비슷할 것 같은데 시청도 특별한 전략은 없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창원시청 관계자]
(또 다문화 식당에 3억 원을 투자한다면 너무 반복적인 것 아닌가요?) 그대로 두기보다는 벌써 투자된 부분도 있고 하니까."

4) 청년몰은 왜 자꾸 실패하는 걸까요?

전문가는 전통시장 자체가 혁신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리모델링으로 손님이 몰리길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대부분 사업체가 창업 3~5년 사이에 폐업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서 그 시기를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는데, 청년몰 사업은 1년 단위로만 진행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송영화 /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1년 정도 지나다보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바닥이 나고, 궁여지책으로 할 수 없이 사업을 접는 경우가 생깁니다."

청년들 스스로 자생력을 가져서 정말 전통 시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만큼 지원과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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