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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보다]10년 전 그들에겐…쌍둥이 배구스타의 ‘학폭’
2021-02-13 19:24 사회

[영화 '친구']
아버지 뭐하시노?
말해라! 아버지 뭐하시노?
건달입니다.

영화 '친구'의 명대사죠. 불량학생을 다그치던 담임교사가 아버지의 직업을 묻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불량학생'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던 배구스타들에게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배구선수의 얘기입니다.

이들의 어머니 김경희 씨는 88년 서울올림픽에서 배구 대표팀 세터로 활약했죠.

대를 잇는 월등한 실력으로 대한민국 배구의 '희망'이라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학창시절, 동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이들의 민낯이 공개됐습니다.

Q1.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글이 올라왔어요. 피해자도 한명이 아니라면서요?

피해자만 4명이고,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의혹은 20가지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함께 훈련하던 동료들의 돈을 빼앗고 수시로 폭행한 것은 물론이고요, 부모를 모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심부름 요구를 거절하자 흉기로 위협까지 했다는 겁니다.

Q2. 얼마 안 돼서 자필 사과문을 올리긴 했어요. 그런데 이게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고요?

"평생 자숙하면서 살겠다", "피해자 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를 둘러싼 진정성 논란이 빚어진 겁니다.

잘못된 행동에 비해 사과문이 지나치게 짧고, 구단 측도 구체적인 징계와 처벌수위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이후 쌍둥이 자매는 팀 숙소를 떠나서 경기에 불참하고 있는데요, 자매가 나왔던 방송분은 대부분 삭제가 됐고, 모델로 출연한 자동차 광고도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두 선수,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큰 공을 세웠지만, 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Q3.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중도하차한 가수 진달래 씨를 비롯해서 최근 학교폭력 '미투'가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피해자들 입장에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요?

쌍둥이 자매는 현재 25살입니다. 중·고등학교 재학 당시의 일이라고 하면 10년 가까이 지난 건데,

폭력과 상해의 공소시효가 각각 5년, 7년이기 때문에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도 피해자들이 폭로를 결심한 이유, 전문가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정태연 /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SNS에 자기 힘든 걸 올렸잖아요. 팀내에서 힘들다고 욕했잖아요.
피해자들이 화가 나는 거지. 자기네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데…
자기가 행동한 것에 대한 성찰을 못 했다는 것에 피해자들은
분노한 거죠. 그러니까 자숙하고, 꾸준히 반성하라는 거죠."

Q4. 전문가 얘기에도 있는데, 이들의 학교폭력을 폭로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고요?

"나이 먹은 게 벼슬이 아니다."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이다영 선수가 지난해 12월 올린 SNS 글인데, 같은 팀 선배인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김연경 선수도 팀내 불화설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김연경 / 흥국생명]
"말씀하신대로 조금 삐걱삐걱대기도 했었고, 3라운드 때도 많이 힘들었지만, 각자 선수들이 힘든 와중에도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글이 오히려 피해자들을 자극했고, 10년 전 학교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다영 선수는 이번 일로 자필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 김연경 선수를 SNS 친구목록에서 삭제했는데, 이를 두고도 김연경 선수와 두 자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또다른 폭로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군요.

사건을 보다 최석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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