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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전·묵식이어 묵방까지…‘침묵’하는 일본 사회
2021-02-13 19:35 국제

자다가도 떡이 나오는게 아니고 침묵, 말을 하지 않아야 선물을 준다..이건 무슨 상황일까요?

요즘 일본이 ‘침묵’에 빠졌습니다. 도쿄로 가보시죠.

김범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도쿄 도심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는 도쿄타워 전망대에 어둠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뚝 끊겼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관람객 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주말 저녁임에도 도쿄타워는 내부가 매우 조용합니다.

침묵 속에 관람을 마친 젊은 연인이 안내데스크로 향합니다.

[현장음]
"묵전했습니다!"

관람객의 손에는 사은품으로 과자 한주먹이 주어집니다.

대화까지 차단해 전염병 확산을 막아보겠다는 이른바 '묵전' 캠페인입니다.

[미미 / 관람객]
"코로나19 상황에 딱 맞는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지금 밖에 할 수 없는.)

[사와다 쓰요시 / 도쿄타워 영업부장]
"어떻게 해야 손님을 모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대화 없이 전망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 되지 않을까."

한 곱창집은 음식값에서 1만원을 깎아줍니다.

[현장음]
"자, 시작합니다!"

점장의 신호가 떨어지면 침묵을 지키며 식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현장음]
(자, 끝났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도 말을 하지 않고 밥을 전부 먹어서 1만 원의 할인권을 얻게 됐습니다.

묵전, 묵식에 이어 개조한 노래방에서 조용히 원격 근무를 하는 '묵방'까지 등장했습니다.

감염을 방지하며 소비도 유도할 수 있는 방책을 민간에서 찾은 겁니다.

[나카무라 도모카즈 / '묵식' 식당 점주]
"(정부 대책에) 민간 차원의 방역 대책이 '플러스 알파'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민간의 자구책은 지자체로 확산돼 교토시는 침묵 권장 포스터를 배포하며 감염 차단을 위한 간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김지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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