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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가족 되고 싶어요”…아프간인 한국 생활 정착기
2022-04-23 20:42 뉴스A

전쟁 난 조국을 떠나 타지에서 맞는 첫 봄은 어떨까요?

지난해 여름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 삼백 일흔 일곱 명이 전국 곳곳에서 한국 생활에 한창 적응을 하고 있는데요.

남영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머리에 히잡을 두른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를 나섭니다.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통학 버스에 오릅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등교를 시작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들.

고3 학생들의 한국 문화 수업시간입니다.

과일 그림과 이름이 적힌 카드 앞에서 모형 지폐를 들고 서 있습니다.

[현장음]
"(이거 얼마예요? 주세요.) 감사합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상황을 가정해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겁니다.

한국어 실력은 간단한 인사를 주고 받는 수준.

[알리 / 울산 문현고 3학년]
"한국어 조금 어려워요. 어렵지만 배우고 싶어요."

얼마 전 환영 편지를 건넨 한국인 친구에게 답장도 써 줬습니다.

[황유리 / 울산 문현고 3학년]
"(알리가) 한국어로 답장을 써줬어요. 편지를 너무 잘 써줘서 감동 받았어요."

작업복을 입고 퇴근하는 하피즈 압둘 씨.

선박엔진 업체에서 전기 설비를 배우고 있습니다.

취업한 지 한 달 밖에 안돼 나사를 조이고 기기를 확인하는 모습이 아직 서툽니다.

한국에 오기 전 그는 아프간 한국 병원에서 7년간 간호사로 일했습니다.

[하피즈 압둘 / 아프간 특별기여자]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약간 헷갈려요.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 많아요. (한국은) 친구 같은 나라, 가족이 되고 싶은 나라예요."

하피즈 씨와 함께 온 자녀는 4명.

요즘은 집에서 게임하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마씨 /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한국 게임 좋아해요?) 네. 한국에 와서부터 좋아했어요."

하피즈 씨를 포함해 이곳 울산에 정착한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은 29가구 157명.

지난해 8월 입국한 377명은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에서 적응 교육을 받고 전국으로 흩어졌는데 울산에 정착한 인원이 가장 많습니다.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통해 일자리와 주거지를 제공한 영향이 컸습니다.

16세 이하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 출신 무스타파 군.

축구 선수를 꿈꾸는 그는 체육 시간이 가장 기다려집니다.

[무스타파 / 울산 문현고 3학년]
"한국 친구 좋아요. (뭐하면서 친해졌어요?) 축구."

모든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

일부 학부모가 아프간인 등교를 우려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증명서 발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개학 하고 3주 만에야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학교와 지역 사회도 적응을 돕기 위해 팔을 걷었습니다.

[박미진 / 담임 선생님]
"저희 책도 초등학생용 쓰거든요. 7월까진 중학생 수준까지의 어휘와 말이 되게끔 해야겠다…"

[임종곤 / 통학버스 기사]
"타국에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반갑게 맞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들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윤순용 권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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