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정상적인 입양 가정들이 편견 때문에 상처 받는 일까지 늘고있습니다.
정인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는 것은 아닌지 차분히 돌아봐야겠습니다.
구자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봄 입양한 막내 준기는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주인공입니다.
[현장음]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
[장은기 / 큰 형]
"준기 처음 왔을때 다른 동생들 태어날 때처럼 귀여웠어요."
하지만 정인이 학대 사건 이후 주변의 걱정은 가족들에게 상처가 됐습니다.
[이수정 / 어머니]
"막내 다치지 않게 조심해라. 혹시라도 아프거나 다쳐서 오해받지 않도록 조심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준기의 동생이 될 여섯째 아이 입양을 준비하면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이수정 / 어머니]
"(보육원에서) 어린 아기를 보내는 것은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를 잠재적인 폭력 가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아닐까"
입양 예정 가정이 마음을 바꾸는 일도 늘었습니다.
[김지영 /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
"하루에 3~4건 씩 전화가 오고요. '잘한 선택인가, 계속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한모 씨 / 입양 예정자]
"저는 하고 싶은데 주위에서 그런 반대를 내가 무릅쓰고 할 수 있을까…."
피해는 결국 아이들이 받습니다.
생후 36개월이 지나 보육시설로 들어가면 입양 기회가 거의 사라지는 겁니다.
[오창화 / 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
"아이들이 보육시설로 옮겨지면, 지난 5년간 데이터로 봐서는 겨우 3.4%의 아이만 입양됐고 나머지는 다 시설에 남는다고 해요."
국내 입양건수는 입양조건을 강화한 현행법이 시행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
이번 일을 계기로 입양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면 아이들의 입양 기회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취재 : 이영재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