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재심 전문’ 변호사가 말하는 약촌오거리 사건
[채널A] 2021-01-17 19:33 뉴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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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21년 전에 있었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에 다방 배달 일을 하던 열다섯 살 소년이 경찰의 폭행과 협박 끝에 허위 자백을 했고, 무려 10년 옥살이를 했는데요.

2016년 재심으로 무죄 받고, 최근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피해자와 함께 해온 박준영 변호사가 나오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박준영 변호사>
네. 반갑습니다.

앵커>
재심사건에서 자주 뵙습니다. 지난 13일에 국가가 피해자 최 모씨와 가족한테 배상금을 주라는 판결이 나왔는데, 이 판결이 나왔을 때 최 씨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박준영 변호사>
이 점을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요. 기쁨이나 슬픔, 이런 인간의 감정, 이런 감정을 최군이 살면서 보통 사람처럼 얼마나 표현하고 살았을까. 그렇지 않았거든요. 왜냐면 15살에 교도소에 들어갔고 10년을 복역했는데, 이런 감정을 드러내놓고 살 수 있었겠습니까. 기쁨을 드러내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목소리에서 들떠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 그 정도였습니다.

앵커>
사춘기를 감옥에서 고스란히 보냈기 때문에. 판결을 보면요. 전체 배상금 16억원 중에서 3억원은 사건에 관련된 경찰, 검사한테 물리기로 했거든요.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박준영 변호사>
공무집행을 한 공무원에게 직접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다면 공무집행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무원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그리고 또 수사기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는 사례가 거의 드물었거든요. 검사의 직접 책임은 거의 첫 사례라고 볼 수 있고. 이 사건에서 경찰과 검사의 불법의 정도가 너무나 중했다고 봤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책임을 직접 물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텐데요. 결국 초기 수사 때는 강압수사를 한 거고 3년 만에 진범이 나왔을 때도 검찰이 불기소를 했거든요. 이건 수사 기관이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서 그랬다고 볼 수 있을까요?

박준영 변호사>
그것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앵커>
덮기 위해서.

박준영 변호사>
덮기 위해서.

앵커>
자, 2016년에 재심을 해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요. 진범이 체포됐고, 이제 배상까지 받은 건데 어떻습니까. 담당했던 경찰, 검사들이 어떻게 사과를 개인적으로라도 했는지?

박준영 변호사>
이 사람들도 본인들의 책임, 잘못을 왜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사회에서 그 잘못을 인정했을 때 가해지는 비난, 그리고 또 그 잘못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부담되고 두려웠을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금까지 시간이 지나오고 있는데. 1심 판결에 대해서 반드시 항소를 할 겁니다.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한다면 우리가 할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그게 우리사회의 어떤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 아닌가란 생각합니다.

앵커>
열다섯 살 소년의 십 년이 감옥에서 지나가버린 건데요. 말로 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재판에 나온 분도 없습니까?

박준영 변호사>
재심 재판과정에서 경찰 두 명이 증인으로 나왔죠.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증언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살했습니다. 자살한 경찰은 막내 경찰이었고, 그 막내 경찰이 법정에서 최 군을 여관으로 데려갔다는 사실을 인정했어요. 그래서 일부 책임도 인정했거든요. 근데 그 자살 이후에 제가 받았던 충격도 상당했습니다.

앵커>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로.

박준영 변호사>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과 배경에는 저의 재심 법정에서의 추궁과 그 추궁으로 인한 어떤 사회적 비난이 한몫을 했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앵커>
의도했던 결과는 아닌데

박준영 변호사>
의도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였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과했냐, 또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요. 그 막내 경찰의 경우에는 정말 운명적인 상황에서 본인도 상사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그런 부분도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없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그를 힘들게 한 비난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피해자를 알아오신 게 10년 정도 됐거든요.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뭐였던가요?

박준영 변호사>
첫 만남에서 있었던 일이 자주 기억나요. 전주 버스 터미널 근처 다방에서 만났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만났고요. 그때 재심을 도와주겠다, 그리고 또 이 사건은 무죄 판결이 가능한 사건이다라고 설득을 했거든요. 그런데 시큰둥했어요. 믿지 못하는 느낌.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앵커>
평범한 누구나 억울한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박준영 변호사 모시고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 그 누명을 벗는 과정과 또 배상 판결이 나온 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준영 변호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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