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을 처음 보고 "여기서 테니스를 쳐도 되겠다."고 말했다고 하죠.
내일부터 들어갈 수 있는 본관 내부 시설을 홍지은 기자가 자세히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푸른 기와집 청와대 본관이 내일부터 공개됩니다.
조선 총독부 관저였던 옛 본관인 경무대를 허물고, 1991년 새로 지어진 이곳은 화재를 우려해 외벽은 목재가 아닌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졌습니다.
본관은 주로 대통령 공식 집무와 외빈 접견을 위해 사용됐습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구역은 대통령 집무실과 함께 영부인 집무실로 사용된 무궁화실, 소규모 연회장인 인왕실, 임명장 수여식 때 쓰인 충무실 등입니다.
넓게 펼쳐진 붉은 카펫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김식 작가의 대형 벽화, '금수강산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대리석과 붉은 카펫이 어우러진 계단은 웅장함과 함께 위압감을 뿜어냅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가면 집무실이 등장합니다.
100제곱미터가 넘는 중형 아파트 크기로, 안에는 책상과 의자 봉황기가 남아있습니다.
집무실 입구에서 대통령 의자까지 15m에 달하는데요,
천장 높이도 3m가 넘어 마치 호텔 로비를 연상케합니다.
[이동관 / 전 홍보수석]
"오죽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 딱 들어가서 여기서 테니스 쳐도 되겠다 그런 말씀도 하셨겠어요. 어느 장관이 들어왔다 야단맞고 가다가 하도 넓어서 캐비넷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얘기까지…"
크기만 권위적인 게 아니었습니다.
큰 문은 대통령만 이용했고, 비서들은 20걸음 떨어진 작은 문으로 드나들었습니다.
대통령들은 집무실 창밖을 내다보며 국정을 고민했고, 때론 참모들과 함께 올림픽을 보며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공간이었던 청와대 본관.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 역사의 흔적들을 드러냅니다.
채널A 뉴스 홍지은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강승희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