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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이돌 이름도 깜빡”…나비약에 빠진 10대들
2023-04-20 19:18 사회

[앵커]
10대의 마약 실태 집중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나비약 아십니까. 식욕을 억제해주는 다이어트약인데요.

환각, 중독이 되는 마약성분이 들어있어 꼭 의사 처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날씬해지고 싶은 10대들이 SNS로 손쉽게 사고 팔고 있습니다.

10대가 먹으면 기억력이 급속도로 저하될 수 있다네요.

김지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피부과를 찾아가,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체질량지수 3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에게 권장된 약이지만, 키도 몸무게도 묻지 않습니다.

[피부과 의사]
"(BMI 지수 측정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사실 한국 여성분들은 다 정상 범주 안에 있으신 분들이에요."

처방전을 받기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모양 때문에 '나비약'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식욕억제제.

펜터민이라는 마약류 성분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고, 환각 등의 부작용 우려로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처방도 안 됩니다.

하지만, SNS상에서는 달랐습니다.

약 이름만 검색하면 구한다는 사람, 판다는 사람의 글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띄고

아예 대리구매를 해달라는 글도 보입니다.

최근 서울 노원경찰서가 이 약을 사고 판 혐의로 35명을 붙잡아 입건했는데 절반이 넘는 19명이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최근 이 나비약을 SNS에서 구매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10대 청소년을 만나봤습니다.

만 16살 때부터 약을 복용했다는 이 학생은 기억력 저하 등의 부작용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10대 복용자]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도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순간. 동생이랑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끊으니까 좀 줄어들긴 했는데 아직까지 좀 그래요."

공부를 한다고 계속 먹다 중독되는 사례도 봤다고 말합니다.

[10대 복용자]
"약간 각성제잖아요. 집중은 잘 되거든요. 그 기분 때문에 계속 먹는 애들도 있고."

문제는 약의 위험성을 잘 모른다는 겁니다.

[10대 복용자]
"(반 친구 중) 3분의 2는 (나비약을) 다 알고 있어요. 수학여행 얼마 안 남았으면 '나도 그거 처방 받아야 하나'.
그런데 마약류 들어있는 건 모를 거예요."

병원에서는 묻지도 않고 처방해주고, SNS에선 손쉽게 구할 수 있고, 10대 청소년들이 무서운 마약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 박찬기 김근목 이기상
영상편집 : 강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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