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 시작합니다.
저는 동정민입니다.
선을 넘은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의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에 배팅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어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관저로 초청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한국 정부를 위협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결례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사가 주재국을 대놓고 협박하는 이례적인 상황, 외교부는 곧바로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했고, 여당은 옆에서 듣고 있던 이재명 대표를 맹비난하면서 외교적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논란이 된 주한 중국 대사 발언부터 정다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울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만난 것은 어제 오후.
입장문을 준비해 온 싱 대사는 작심한 듯 한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 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이 패배한다는 관측이 잘못 됐다며 한미 동맹 기조의 우리 외교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겁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를 '베팅'하는 이들이 앞으로 반드시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싱 대사의 '베팅' 발언은 10년 전 방한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발언을 연상케 합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대중 밀착 행보를 견제했는데 이를 차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현재의 엄중한 한중 관계도 한국 때문이라고 주장 했습니다.
대만 문제를 우려하며 간섭하는 미국과 보조를 맞춘 것이 잘못 됐다는 겁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하게 존중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 이념인 '중국몽'도 언급하며 미국이 아닌 중국 편에 설 것을 강조했습니다.
한 나라의 대사가 주재국의 외교 기조를 '후회'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위협한 것은 이례적으로, 도 넘은 간섭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강준영 /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비평 또는 질책하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외교 정치에 관여하려는 그런 색채가 매우 짙었다…."
싱 대사는 과거에도 한미 동맹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대만 문제를 제주도 독립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영상취재 : 이 철 정기섭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