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현장에서 사람 구하는 기특한 구조견들,
은퇴하고 나면 편하게 살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투병 생활에 부담스러운 치료비까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백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견 한 마리가 갈대밭에서 노인을 발견하고 짖습니다.
[현장음]
"아이고 착한 것. 잘했어."
투입 40분 만에 실종된 80대 노인을 찾아낸 건 119 인명 구조견 '수안'입니다.
8년간 4명의 생명을 살리고 5년 전 은퇴했는데 뇌수막염 등 각종 질병으로 몰라보게 야위었습니다.
[강미숙 / 수안이 입양자]
"병원에 가서 사진 같은 거 찍어보고 하면 연골이 거의 없대요. (다리를) 너무 써서 그런 거지."
지금은 눈도 보이지 않고 휠체어를 타도 걷지 못합니다.
구조견 활동에 따른 직업병 같은 건데 병원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강미숙 / 수안이 입양자]
"2022년도에는 1천만 원 가까이 냈고 (그 뒤로) 한 700만~800만 원. 저부터도 너무 힘들 때는 (병원) 두 번 갈 거 한 번 가게 되고 이렇죠."
수색 현장에서 독사에 물린 뒤 은퇴한 구조견 세빈이.
[이현주 / 세빈이 입양자]
"독사에 물려서 이 독이 퍼져서 신장을 망가뜨린 건데 그 당시에 이미 폐사 수준이었어요."
입양 가족은 세빈이가 죽을 때까지 매달 수백만 원의 치료비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구조견 등이 은퇴한 뒤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은 1년 가까이 국회 계류 중입니다.
평생 사람을 위해 헌신한 구조견이 말년에는 외로운 투병을 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김래범
영상편집: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