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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게르마늄 팔찌의 효능 믿지 마세요
2018-02-19 11:21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요즘 효도 선물로 게르마늄 팔찌 알아보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중장년층 사이에선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건강 개선 효능이 있다고 하니 사는 건데 정말 효과가 있을지 김예지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게르마늄 팔찌라는 게 어떤 건가요?

먼저 게르마늄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게르마늄은 원자번호 32번에 속하는 원소입니다.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데요. 게르마늄은 반도체 성질, 그러니까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성질 때문에게르마늄 팔찌 판매 업체들은 통증 완화부터,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개선 등 각종 효능을 내세웁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 업체는 암부터 말라리아, 정신병 등 다양한 질병의 통증을 줄여준다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Q2.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건가요?

몸에 좋다고는 하는데 막상 뭐가 어떻게 좋은지 찾으려고 하면 구체적인 설명이 없습니다.

[이선순 / 경기 고양시] 
"게르마늄 팔찌를 차면 혈액순환이 잘 된다고 해서 샀는데..."

매장에 직접 가 봤습니다. 그런데 홍보만 할 뿐 과학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합니다.

[게르마늄 팔찌 판매 직원]
"검색해보면 혈을 돌려준다고 돼 있고. 통증 같은 게 완화된다고 돼 있어요."

Q3. 혹 할 수 밖에 없는 게 외국 논문 보여주면서 '인증 받았다'고 설명하니 '그런가?' 헷갈릴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저도 어떤 학술지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요.

'완벽한 건강 해결책'이라는 제목의 6장 짜리 논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저자의 주소 스펠링이 Germany가 아니고 German으로 잘못 돼 있을 정도로 좀 허술해보였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좀더 살펴봤는데요. 어떤 실험을 진행했다는 설명없이 특정 회사의 게르마늄 팔찌를 착용했더니 각종 질병이 극적으로 해결됐다고만 써있습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학술논문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50달러를 내면 일주일 이내에 임펙트 팩터(논문 영향력 지수)를 주겠다고 광고를 하고 있더라고요."

논문과 연구에 관해 문의를 했더니 해당 업체 측은 "효능의 구체적인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인체 무해성 실험 등 각종 연구를 했다"는 입장만 밝혀왔습니다.

Q4. 게르마늄 팔찌 그럼 효과 있다, 없다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건가요?

팔찌를 착용한 사람과 착용하지 않은 사람 간의 건강 개선 정도를 의학적으로 분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게르마늄을 단순히 착용한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지긴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교수]
"게르마늄을 목이나 팔에 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리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이건 신비술이라고밖에 할 수가 없죠. 이건 과학이 아닙니다."

Q5. 하지만 분명 게르마늄 제품을 착용하고 효과를 느꼈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건 왜 그런 겁니까?

네. 제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있어서 취재를 시작하게 됐던 건데요.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박희민 / 연세대 의대 교수]
"의학적으로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는 위약 효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물을 특별한 약이라고 속여서 마시게 했을 때도 대략 20% 정도 효과가 있는, 그런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게르마늄 팔찌를 착용한다고 해서 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팔찌가 질병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고 치료를 받지 않는 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고가의 건강 팔찌, 그 효능을 꼼꼼히 살펴보는 신중한 소비가 필요해보입니다.

게르마늄 팔찌, 사는 건 좋지만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효능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라 차원에서 검증을 해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지금까지 문화과학부 김예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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