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가족이 대형 화물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광주의 어린이 보호 구역에 다시 가봤습니다.

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였죠.

차들이 여전히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고 질주했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왕복 4차선 도로가 출근길 차량들로 북적입니다.

한편엔 어린이집 통학차량들이 아이들을 태우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횡단보도가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불안한 마음에 몇십 미터 떨어진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겁니다.

[초등학생]
"(엄마가) 신호등이 있는 쪽으로 가라고 하셔서. 교통사고 나면 어린이들이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이렇게 차가 멈출 줄을 몰라서."

어쩌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이 있어도 양보하는 차량은 찾을 수 없습니다.

보행자들은 차량들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길을 건넙니다.

보행자가 있으면 일단 멈춰야 한다는 현행법은 그저 남의 이야기입니다.

[학부모]
"(양보운전) 전혀 그런 거 없어요. 한번은 여기 중간에 서 있었는데,버스가 바로 와서 여기서 못 건너고 중간에 서 있었는데 안 서줘요."

[아파트 입주민]
"차들이 당연히 멈춰줘야 하는데, 다급하니까 좌우를 살펴 가지고 (차들이) 가는 거 보고 건넜잖아요. 서행 좀 했으면 좋겠어요."

하교 시간, 통학차량이 아이들을 내려주면서 정지 표지판을 펼칩니다.

표지판이 무색하게 멈추거나 서행하는 차량은 찾을 수 없습니다.

어린이가 도로로 뛰어나오거나 무단 횡단을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근 주민]
"통학차량이 정차될 때는 그 근방에서 좀 천천히 가야 되는데, 어린이 무시하고 무조건 달리는 경향이 많죠. 시민의식이 그런 것 같아요."

한 가족의 행복을 통째로 앗아간 참변이 일어났지만,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반칙 운전은 어제도,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kh247@donga.com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