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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요 뉴스]“죄수들을 구제하라”…정부는 뭘 하고 있나
2021-01-03 12:29 사회

"지금 전옥에 전염병이 크게 번졌으니 의원을 정하여 구제하라."

죄수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감옥에서 죽어가자, 조선 세종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감옥이 좁고 막혀서 모진 추위와 무더위의 장맛비에 감옥 죄수가 잇따라 죽는다. 진실로 불쌍하다."

세종은 여름이면 온열질환에 걸릴까봐 냉수를 자주 길어주고 겨울이면 동상에 괴로울까봐 짚을 두껍게 깔아주라고 직접 죄수들을 챙겼습니다.

엄격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도 죄수들에겐 인권이 있었고, 군주는 마땅히 자신의 백성으로 품었습니다.

500년이 흐름 지금,

코로나 19의 온상이 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죄수들과 그 가족들은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는 정부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언제 감염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자신의 신세를 도살장에 갇힌 짐승에 빗대기도 합니다.

[수용자 지인 (지난 1일)]
"계속 섞고 매일 방 이동을 한 대요. 그 과정에서 확진이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게 이상할 게 아니거든요. 솔직히. 그냥 구치소 내에서 퍼지라고 더 하는 것 같아요."

밀접, 밀집, 밀폐 3밀 구조 위험하다는 건 대통령도 누누히 말해온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제서야 "전염병에 매우 취약한 구조물이다,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무 장관의 말은 웬 뒷북입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를 개최하면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국민들을 향해 "살인자"라고
불호령 했던 정부입니다.

정작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는 시설에서 천 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오는 동안, 도대체 뭘했습니까?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 (지난해 11월)]
"살인자입니다, 살인자! 이 광화문 집회의 주동자들은!"

전세계 경제규모 9위를 내다보는 대한민국에서, 예산이 없어 마스크 지급을 제대로 못했다고 핑계를 대는 모습에선 헛웃음마저 나옵니다.

[이용구 / 법무부 차관 (지난달 31일)]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정세균 / 국무총리 (지난달 29일)]
"중대본부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뒤늦게 사과하면 뭐합니까?

30년전 변호사 문재인은 재소자의 인권, 특히 미결수의 인권을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언급하며, "미결수는 신체의 자유만 제한할 뿐 더 이상의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

동부구치소에도, 아직 죄가 확정되지 않은 채 옥살이 중인 미결수들이 상당 수 포함돼 있을 겁니다.

그리고, 죄가 확정된 기결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죄가 있건 없건 그들의 인신을 구속하고 있는 국가는,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재소자는 별세계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일부다, 그들을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하고서는 민주화를 말할 수 없다."

30년 전 변호사 문재인의 지적.

정부는 지금 뭘 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화나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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