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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에 갇힌 동물 수천 마리 ‘아사 위기’
2021-03-28 19:28 국제

수에즈 운하에 100척 넘는 배가 갇혀 있습니다.

벌써 닷새쨉니다. 배 안에 있는 가축들이 산 채로 굶어 죽기 일보직전입니다.

하지만 운하를 가로막은 선박이 워낙 거대하다보니, 배를 빼보려는 중장비들이 애처로워 보일 정돕니다.

권갑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 280m의 수에즈 운하를 길이 400m의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비스듬히 가로막고 있습니다.

벌써 닷새째입니다.

바지선들이 옆에 붙어 배를 돌려보려 안간힘을 써보고,

포클레인으로 주변 모래도 파보지만

22만 톤 규모의 '에버 기븐호'를 움직이는 건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입니다.

금방 뚫릴 것으로 예상한 선박들이 운하 주변으로 몰려오는 바람에 대기 중인 배만 320척을 넘었습니다.

이 중 20척에는 살아있는 수천 마리의 가축들이 실려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냐 하제캄프/동물단체 관계자]
"상황이 동물들에게 절대 좋지 않죠. 동물들이 쉬질 못하고 계속 서있어야 되고, 단체로 왔다갔다 한 쪽으로 쏠리죠."

스페인이나 루마니아 등 유럽에서 출발해 중동으로 가는 배들인데, 주로 양들이 실려있습니다.

살아있는 가축을 수입해 이슬람 율법 절차에 맞게 도축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는 선박에 보통 2~3일치의 사료만 보관 중이어서 운하 내에서 대기가 길어지면 가축들이 굶어죽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좌초 원인에 대해 운전 조작 미숙이나 기계적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사고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 HMM은 남아공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하기로 했습니다.

이 경우 약 9천㎞를 더 항해해야 하고, 소요기간도 최대 10일가량 더 걸립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nine@donga.com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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