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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송금 수수료 아끼려 국가화폐 지정
2021-09-12 19:36 뉴스A

지난 주 비트코인 등락폭입니다.

어느 날 6000만 원을 넘었다가 다음 날엔 700만 원 넘게 뚝 떨어집니다.

여전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거죠.

이 ‘가상’ 화폐를 아예 공식 통화로 지정한 국가가 여럿 있습니다.

왜 이런 모험을 국가적 차원에서 하는 걸까요.

<세계를 보다>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구 600만 명,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

이 나라는 자국 화폐가 없고, 공식 화폐가 미국 달러입니다.

1980년대 겪은 극심한 내전으로 물가가 치솟자 지난 2001년 자국 통화인 '콜론'을 포기했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국내 공식 통화로 비트코인을 추가했습니다.

[나이브 부켈레 / 엘살바도르 대통령(지난 6월)]
"계좌가 없는 약 70%의 국민들을 경제 체제에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죠. 어떤 식이든 모두에게 엄청난 게임 체인저가 될 거예요."

비트코인 도입 이유 중 하나는 막대한 송금 수수료입니다.

엘살바도르인 250만 명은 미국에서 삽니다.

열심히 일해 번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데, 그 규모가 수출액보다 큽니다.

비트코인으로 송금하면 한 해 4천억 원 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엘살바도르 정부의 계산입니다.

[현장음]
"13달러 10센트입니다."

커피숍을 찾은 고객이 현금 대신 스마트폰 속 비트코인을 내밉니다.

[현장음]
"여기요. 결제될지 모르겠어요. (네, 승인되었습니다.)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사용처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제한적이고 국민 대다수는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릅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한 쇼핑몰.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있지만 비트코인 인출기 앞은 한산합니다.

[소칠 / 엘살바도르 주민]
"엘살바도르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시스템의 사용법을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의 유입이 많지 않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치보(Chivo)'라고 불리는 디지털 지갑을 만들었습니다.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도 넣어줬지만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박기창 / 엘살바도르 교민]
"사람들이 (지원금) 30달러를 현찰로 바꾸기 위해서 몰려들었는데 (인출기에서) 에러가 나서 전혀 사용도 못 하고. 피자집에서 피자를 비트코인으로 바꿨는데 현금화하려니 전혀 안 돼서 굉장히 애를 먹고…"

국민 4분의 3이 비트코인 도입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는 상황.

매일매일 시세가 들쭉날쭉한 비트코인의 특성상, 오늘의 만 원이 내일은 5천 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550개, 약 290억 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한 곳입니다.

비트코인이 자금 세탁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쿠바, 파나마 등 저소득 국가들도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지정하려고 합니다.

[손혜현 / 국립외교원 중남미전공 교수]
"중남미는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가 약하고 시장 변화에 극도로 취약해서 초인플레이션에 빠져있는 국가들이 있거든요. 실험이 성공한다면 중남미 지역으로의 도미노 효과도 예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엘살바도르는 스페인어로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비트코인이 무너지는 경제를 회복시켜 줄 구세주가 될 수 있을 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서채리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임채언
영상편집: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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