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 연하장에도 쓰여 화제가 된 '칠곡할매글꼴'의 주인공 할머니들이 오늘 마지막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배움을 향한 열정은 끝나지 않았다는데, 배유미 기자가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칠곡할매글꼴에 담아봤습니다.
[기자]
[김영분]
"선생님께 경례."
교복을 입고 반장의 구호에 맞춰 인사를 하자 할머니들의 시계는 다시 70여 년 전으로 돌아갑니다.
[이원순]
"(이원순)네! (원래는 일어서야 해. 부르면.) 네!"
2017년 칠곡군 성인 문해교실에서 뒤늦게 한글을 배워 '칠곡 할매글꼴'을 만들어 낸 할머니들의 마지막 수업 시간입니다.
이를 기념해 마련된 특별교실에서 할머니들은 난생 처음 교복도 입었습니다.
[권안자]
"너무 좋지예. 평생 못할거 늙어서 하니까 좋지예"
시험지에 그토록 쓰고 싶던 이름 세글자도 당당히 눌러쓰고,
[이철우 / 일일 교사 (경북도지사)]
"글씨도 멋지게 썼네. 100점!"
가뿐하게 모두 100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졸업식이 시작됩니다.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을 받는 할머니들.
경북도민행복대학 이름의 졸업장이 수여됩니다.
[추유을]
"감사합니다."
졸업장을 손에 받아쥐고는, 벅찬 마음에 선생님의 손을 꼭 감싸쥡니다.
배움의 한을 묻고 살던 할머니들에겐 더 없이 값진 순간, 어깨춤이 덩실덩실 절로 나옵니다.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칠곡의 다섯 할머니들이 넉 달 동안 종이 2000장에 연습한 끝에 2020년 12월 탄생한 칠곡할매글꼴
올해 대통령 연하장에 사용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
할머니들은 나이들어 이런 주목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원순]
"나이 많은 할머니들 아무 것도 모르는데 참….
(그래도) 모두 모여서 보니까 좋고 다 좋습니다."
오늘 졸업은 했지만 할머니들은 새로운 배움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김영분]
"좀 붙잡고 싶습니다. 좀 더 배워야 안 되겠습니까. 영어를 좀 배우고 싶어요."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지 :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