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에 찾아온 한파가 누구보다도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겐 더 시리게 다가옵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 가족 대신 이웃 주민들이 독거노인 찾아 안부 전하는 현장, 김예지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노란 조끼를 입은 중년 여성들이 빌라로 들어갑니다.
혼자 살고 있는 79세 강영임 할머니가 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현장음]
"명절 잘 지내셨어요? 떡국은 드셨고?"
설 연휴 내내 찾아오는 이 없이 홀로 지낸 할머니.
갑자기 찾아온 한파에 집 안에서도 두꺼운 양말에 패딩까지 입고 지냅니다.
[박찬경 / 우리동네돌봄단]
"온수는 아예 안 나와요?
(안 틀었어요. 아껴 쓰려고.)"
돈을 아끼려 보일러도 하루에 딱 두 번, 잠깐 돌리고 바닥에 이불을 깔아 버팁니다.
가족들도 챙기지 못하는 독거노인분들의 안부를 묻고 돌보는 이들은 바로 이웃 주민들입니다.
주민 34명으로 구성된 종로구 우리동네돌봄단은 이웃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분들을 정기적으로 돌봐주고 있습니다.
[강영임 / 79세]
"반갑고 좋네요. 혼자서 이렇게 있다 보면 외로울 때도 있고 그래요.
(우리 부모님 생각나서 늘 가슴이.)"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고독사만 3300건이 넘을 정도로 우리 사회 위기가구가 늘고 있는 상황.
복지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서 동네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나서 독거노인분들을 챙기는 겁니다.
[김지우 / 우리동네돌봄단]
"여기 동네에서 한 40년 살다 보니까 독거노인도 많고 어려운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동네 분들을 잘 아니까 친숙하고."
가족보다 나은 이웃사촌들의 따뜻한 손길이 매서운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현장음]
"고마워요."
"건강하세요."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김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