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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사이드]몸으로 느낀 노인의 삶
2017-10-13 10:56 뉴스A 라이브

젊은 사람은 결코 모른다는 노년의 고달픈 삶,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정치부 유승진 기자가 노인의 신체상태를 체험하는 장비를 입고 실제 노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느껴봤습니다.

유기자, 지금 손에 들고 있는게 바로 노인 체험장비인가 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 중에 가장 핵심인 '등 구속도구'를 보고 계신데요

이걸 등에 메고 앞에 달린 밴드로 가슴을 감싸면 등이 저절로 굽어집니다.

이밖에도 여러 장비들이 있는데,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밴드로 양 팔꿈치와 무릎을 꽉 조여서 관절을 마음대로 못쓰게 하고요.

양 팔과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달아 근력도 떨어뜨립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노랗게 변한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맞춰 개발된 고글도 착용합니다.

착용하는데만 15분이 넘게 걸립니다.

처음 착용했을 때 '와 진짜 노인의 몸이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불편하고 균형잡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질문] 영상으로 보기만 해도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데, 또 저걸 입고 여기저기 가봤다고요?

네, 집은 물론 산책도 다니고, 지하철에 마트에, 웬만한 곳은 다 다녀봤는데요.

그중 제일 힘들었던 게 바로 지하철이었습니다.

특히 계단을 내려올 때 아주 곤욕이었는데요.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또 위험하다 느꼈던 건 횡단보도였습니다.

앵커는 혹시 나이가 들면 어떤 감각이 가장 먼저 떨어지는지 아시나요?

바로 시각인데요.

나이가 들면 앞이 잘 안 보이는 건 물론 시야도 점점 좁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횡단보도에선 옆에서 나오는 차도 보이질 않고, 무작정 앞만 보고 건너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걸음도 느려지다 보니,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신호가 바뀌어 중간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이러다보니 '노인보호구역'이 별도로 지정된 곳들이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런 표지판이 있는 곳에선 시속 30KM 이하로 주행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개수도 턱없이 부족하고 어린이 보호구역에 비해 홍보도 부족해 대부분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다보니 보행 중 사망한 사람들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OECD 국가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노인 보행자 사망률 1위라고 합니다.

횡단보도 신호를 조금 더 길게 한다던지, 노인보호구역을 확대하고 널리 알리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질문] 체험을 해보니 정말 노인 분들이 달라보이나요? 노인 분들하고 댄스 교실도 하고 그랬는데, 어떤 말씀들을 하시던가요?

네, 제가 사실 춤은 잘 못춰서 갈지말지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몸으로만 체험할 게 아니라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느껴야겠다고 생각해서 노인대학을 찾아간 건데요.

거기서 만나뵙던 한 할머니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박봉선 / 서울 영등포구]
"제일 나이들고 힘든건 집에 혼자 앉아있을 적에 외로움. 날씨 덥고 그럴 때 외로움, 그게 제일 힘들어요."

"어르신들이 몸도 힘드시지만, 정말 힘드신 건 세월에 맞서 견디는 외로움"이란 걸 깨닫게 됐습니다.

[질문] 그런데 일반인도 노인체험 할 수 있나요? 옷은 어디서 빌리나요?

네, 대한노인회에서 운영하는 노인생애체험센터라는 곳이 있는데요.

홈페이지에 접속하시면 누구나 손쉽게 노인 체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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