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남자친구에게 네 차례 폭행을 당한 뒤 숨진 고 황예진 씨.
법원은 1심에 이어 오늘 항소심에서도 가해자 이모 씨에게 징역 7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유족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황예진 씨 어머니]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살인죄가 외국에서는 되는데 우리나라에선 왜 안되는지…"
징역 7년 형이 어떤 판단으로 내려진 건지, 피해자 어머니의 주장처럼 살인죄는 왜 적용되지 않았는지 짚어봅니다.
재판에 넘겨지면서 가해자에게 적용된 죄명, 상해 치사죄입니다.
누군가를 죽게 하려는 의도 없이 폭행하다 숨지게 했다는 의미인데요.
검찰의 기소 단계에서도 왜 살인죄가 아닌 상해 치사죄를 적용했는지 논란이 많았습니다.
상해 치사죄는 권고 형량이 징역 3년에서 5년으로, 징역 10년부터인 살인죄의 형량보다 낮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가해자에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봤는데요.
가해자가 황 씨를 네 차례나 폭행했고, 바닥에 끌고 다니며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황 씨의 머리를 직접 가격하는 등 살인 의도를 드러내는 증거가 없었다는 겁니다.
또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 형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헤어진 전 연인에 대한 보복 범죄나 스토킹 범죄와는 다르다고도 밝혔습니다.
이 씨의 형량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씨는 38살쯤 출소하게 되는데요.
여야는 대선 기간 데이트 폭력 처벌을 강화하자 주장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황예진 씨 어머니]
"이 사건을 다시 한 번 바라봐주셔서 아이의 사망에 대한 진실을 밝혀주기를, 살인죄를 적용해주기를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 드립니다."
유족들은 상고심에 다시 한 번 희망을 걸고 있는데요. 대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팩트맨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황진선·박혜연 PD
구성 : 임지혜 작가
영상취재 : 추진엽
그래픽 : 전성철·권현정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