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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세계 균형추 흔드는 ‘빈 살만의 힘’…미·중·러 구애전
2022-12-11 19:48 국제

[앵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총리이자 왕세잡니다.

일명 ‘미스터 에브리싱’인데 그가 모든 걸 갖고 뭐든 할 수 있게 된 이유, 바로 석유 때문이죠.

최근엔 미국, 중국, 러시아 초강대국들까지 앞 다퉈 빈 살만에게 달려갑니다.

세계를 보다, 김재혁 기자가 그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기자]
전투기 엄호와 에어쇼 환대에 이어 왕실 기마대 호위까지 받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마중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총리 겸 왕세자가 직접 맡았습니다.

차문 앞에서부터 의장대 사열까지 최고의 예우 속에서 '페트로 위안화'도 논의됐습니다.

석유와 가스 대금의 위안화 결제가 추진되는 겁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상하이 석유가스거래소를 플랫폼으로 최대한 활용해 석유와 가스 무역에 대한 위안화 결제를 추진할 것입니다."

1973년 '오일 쇼크' 이후 석유·가스 대금은 미국 달러화 결제가 관행이 됐는데, 위안화 결제 추진은 '달러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자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우회 통로를 마련하겠다는 움직임입니다.

두 정상이 맺은 38조 원대 규모의 투자 협정 34건 가운데는 미국이 동맹국에 거래 단절을 요구하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관련 분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이번 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의 새로운 국면입니다."

중국의 구애 작전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악화가 기폭제가 됐습니다.

미 중앙정보부 CIA가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며 벌어진 틈을 중국이 파고 든 겁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올해 7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왕따로 만들겠다는 발언, 후회합니까?) 제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어닥친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등으로 미국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증산을 요청하며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는가 하면, 최근에는 미국 연방법원이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해 면책특권도 인정해줬습니다.

[베단트 파텔 /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 (지난달 18일)]
"빈 살만 총리는 총리직을 맡고 있는 동안 미국 법원에서 소송을 당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초조함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교역액 추이에서도 나타납니다.

2012년 760억달러였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290억달러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중국과의 교역액은 늘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 틈을 타 러시아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연대한 OPEC+를 통해 세계 석유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나섰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대우교수]
"(사우디) 왕정에서 볼 수 없었던 정말 광폭 행보입니다. 모두 지렛대로 삼는 정책을 펴면서 세 나라(미국, 러시아, 중국)가 사우디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봅니다."

인플레이션이 덮친 세계 경제, 이를 억제하려는 재정 긴축,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사우디의 오일 파워는 또 한 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670조 원이 걸린 미래형 특구,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열쇠를 쥔 '미스터 에브리싱' 빈 살만 구애전이 가열될 조짐입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편집 : 조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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