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은 명물이죠.
전남 신안에 있는 해송 숲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숲의 색이 변하며 점점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해충의 습격을 받은 탓인데 공국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백사장 바로 앞에 거대한 소나무 숲이 펼쳐집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은 한반도 모양을 쏙 빼닮았습니다.
마을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1950년대 주민들이 심은 소나무 숲입니다.
30헥타르 면적의 숲에 10만 그루 넘게 자라고 있는데, 숲 모양이 점점 한반도 모습과 비슷해지면서 지역 명물이 됐습니다.
그런데 숲 곳곳이 붉은 적갈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엔 잎이 붉게 말라 있고, 아예 말라죽은 나무들도 보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더니 올해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해충인 솔껍질깍지벌레때문입니다.
길고 뾰족한 입을 나무껍질 속에 집어넣고 수액을 흡수하는데, 감염된 나무는 아래쪽 가지부터 서서히 고사합니다.
해수욕장 바로 앞 해송 숲인데요.
해충 피해를 입은 나무는 잎이 적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이미 소나무 20%가 말라 죽었고, 60% 이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박유만 / 인근 주민]
"올해 갑자기 이런 현상들이 더 많이 발생을 하고 있어요. 주민들이 보고 이거 도저히 안 되겠다 해서 신안군에다가 방역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신안군은 지난 겨울 날씨가 따뜻해 해충의 알이 많이 살아남은 걸 원인으로 추정합니다.
올해초 극심했던 가뭄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안군 관계자]
"물이 부족하다 보면은 나무도 면역력이 좀 떨어질 거 아닙니까. 겨울을 너무 따뜻하게 좀 나다 보니까 해충이 생육하기에 좋은…"
인근 임자도 소나무 숲에도 발견되는 등 해충 피해 면적은 점점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신안군은 산림자원연구소에 도움을 청하고 방제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