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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검사·교육 대충…공포의 크레인
2017-12-27 11:21 뉴스A 라이브

[리포트]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더 이상 죽을 수 없다"며 작업 거부를 하고 집회를 열었습니다. 잇따르는 사망 사고 때문입니니다.

사고를 막을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김유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1) 일단 기본적인 점검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쉽게 쉽게 통과된다면서요?

네, 타워크레인은 6개월에 1번 이상 정기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점검 업체는 총 6곳인데 이 중 한 곳만 정부 공공기관이고요. 나머지 5곳은 민간 업체입니다. 특이한 것이, 민간 업체 2곳이 전체 검사의 3분의 2를 맡고 있는데 그 두 곳의 합격률은 96%가 넘습니다. 100대 중 3~4대만 빼고 다 통과되는 겁니다.

게다가 평택 사고 크레인은 1주일 전 정기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는데요. 알고보니 일부 문제가 드러나긴 했지만 타워크레인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고친 뒤 사진을 찍어 민간업체에 보낸 뒤 그대로 합격 인증을 준 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 기관이 관여하거나 확인한 사항은 전혀 없었습니다.

2) 그 높은 곳을 올라가야 하는 타워크레인 기사들, 불안하겠는데요?

네 맞습니다. 민간 업체 관계자들은 타워크레인에 오르지도 않고 조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A씨 / 타워크레인 기사]
"한 번 올라오지도 않고 기사한테 '한 번 숙여보세요. 줄 당겨보세요' 하면서. 밑에서 그거만 확인하고 가는 거예요."

심지어 민간 조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돼서 개선하라는 명령이 떨어져도 업체 측에서 제대로 개선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습니다.

[B씨 / 타워크레인 기사]
"타워크레인에 구멍이 있었어요. 문제가 있잖아요. 사람와서 용접하고 하면 돈이 드니까, 테이프 붙여놓고 도장을 한 다음에 사진 찍어서 통과를."

3) 일단 시설 점검은 엉터리로 드러났는데, 그 다음은 사람이잖아요.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아무나 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면서요?

네,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는 5인 1조로 작업합니다.

그런데 36시간 안전교육만 받으면 작업할 수 있고 자격증은 필요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 알선 공고를 보고 연락해 봤는데요. 안전교육 수료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단 와보라"고 했고요. 게다가 크게 위험하지 않다며 일부터 시작하자고 서둘렀는데요. 당시 상황을 한 번 보시죠.

[타워크레인 설치팀 팀장]
((안전교육증) 없어도 일은 할 수 있어요?)
"반 이상이 없어요, 교육증 반 이상이 없다고 봐야돼요."

[타워크레인 설치팀 팀장]
"처음에는 모르고 시작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아요. 몇 천 대 중에 (사고는) 일년에 한 두 대잖아요."

워낙 사망 사고가 많다 보니 기술력 있는 사람들은 이 일을 안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인력난을 겪어 미숙련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지난달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의 자격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요. 국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연기된 상황입니다.

4) 시설도 사람 관리도 엉망, 현장 관리도 엉망이었다면서요?

네, 평택 사고 당일은 영하 10도의 강추위에 눈도 내렸는데요. 눈이 오는 오전에는 타워크레인 설치 관련 내부 작업을 했고 눈이 그친 오후에야 타워크레인에 올라 작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람이 셌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고 직후인 오후 3시 경, 평택 지역 다른 공사장 타워크레인에서 측정한 풍속을 보면 초속 15m가 넘었습니다.

관련법에서는 순간풍속이 초속 10m를 넘으면 작업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을 완전히 어긴 걸로 보입니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짧은 공기를 맞추려다보면 타워에 올라서 허둥지둥 일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정회운 / 타워크레인설치해체노조 위원장 ]
"우리나라는 열흘에 일 할 거를 이틀에 끝내라니까 서두를 수밖에 없는 거야. 담배피우고 쉴 시간이 어딨어. 화장실 가는 것도 동료한테 미안한데."

보도제작팀 김유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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