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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경비원 갑질 사망’ 7개월…그가 바꾼 것들
2020-12-15 19:49 사회

아파트 경비원에게 갑질을 해 세상을 떠나게 한 입주민이 징역 5녕형을 선고받았죠.

이 사건 이후 숨진 경비원이 일하던 아파트부터, 경비원들을 위한 입법까지 많은 것이 바꼈습니다.

우현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고 최희석 씨 / ○○아파트 경비원]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 저같이 억울하게 당하다가 죽은 사람 없게요."

고 최희석 경비원은 이중 주차된 주민 심모 씨의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열흘 넘게 심 씨의 폭행과 협박에 시달렸습니다.

경비실 화장실에 갇혀 코뼈가 부러지는 폭행까지 당한 그는 지난 5월, 각각 자필과 육성으로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법원은 심 씨의 죄질이 좋지 않고 유족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유족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는 심 씨의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최광석 / 고 최희석 경비원 형]
"전혀 사과도 없습니다. 저 사람은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잊지 않고 도와준 주민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광석 / 고 최희석 경비원 형]
"입주민들께서 도움을 많이 줬죠. 입주민들이 (들고)일어나지 않았으면 이 사건이 이렇게 (마무리) 되지를 않았죠."

최 씨가 당한 피해를 사건일지로 정리해 재판 때 제출한 진은경 씨를 만났습니다.

진 씨는 숨진 최 씨가 유서를 통해 마지막까지 고마워했던 주민입니다.

[고 최희석 씨 / ○○아파트 경비원]
"○○엄마 아빠, ○○ 누님, ○○호 사모님. 정말 그 은혜 갚겠습니다. 세 분 덕분에 행복하게 살다 갑니다."

진 씨는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만들어 2백 명 넘는 주민의 동의를 받았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습니다.

[진은경 / 아파트 입주민]
"아저씨가 제가 느끼기에는 약자의 입장에 처해 있고 많이 억울하신 상황이고 많이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민들은 경비원 근무 환경 개선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조성숙 / 아파트 입주민]
"(입주민들이) 회의를 좀 꾸준히 하셨어요. 회의를 통해서 계속 (건의를) 올리고 이런 부분 해결을 해주셔야 하지 않겠냐"

덕분에 사건의 발단이 된 이중 주차가 사라졌습니다.

지난 6월에 주차장 확대 공사를 진행해 40대 넘는 주차 공간을 새로 만든 겁니다.

[경비원 A 씨]
"전에는 2열 주차를 했는데 지금은 그냥 평행이고. 주차도 요새는 뭐 알아서들 다 대시니까 저희가 간섭 잘 안해요."

경비원들이 휴식시간을 방해받지 않도록, 경비실에는 근무시간에만 찾아달라는 안내문도 붙었습니다.

경비원들을 위한 휴게실도 새로 마련됐습니다.

[경비원 B 씨]
"전기장판 이불… 개인적으로 다 있는 거고. 점심시간에 쉬고, 잠 잘 때 와서 쉬고 그런 거예요."

하지만 경비원의 업무범위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주민과의 갈등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지난 9월, 경비원보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돼 업무 범위를 정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나와 현장에 적용되려면 내년 10월은 돼야 합니다.

주민들은 또다른 갑질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최 씨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정옥자 / 입주민]
"(고 최희석 씨가) 비가 오면 (주민) 옷 젖을까봐 차 문을 열어주면서 우산을 받쳐주고 계세요. (주민들이) 못 잊겠다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요."

다시간다 우현기입니다.

whk@donga.com
영상취재 : 최혁철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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