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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고 정유엽 군’ 부모님 인터뷰[전문]
2020-12-20 11:52 사회

<앵커>
이렇게 의료대란이 심각해지면서 일반 응급환자들이 제때 병원진료를 받는 게 어렵습니다. 최근에 고열을 앓던 산모가 병원 밖을 떠돌다가 끝내 아이를 잃기도 했는데요. 아홉 달 전에도 경산에서 제때 치료를 못 받고 허망하게 폐렴으로 사망했던 고 정유엽 군 사건 있었습니다. 애가 타는 상황에 눈물이 난다. 지난 9개월 아무리 호소를 해도 바뀌지 않는 상황이 비통하다.... 며칠 전 제가 받은 편지입니다. 이 편지를 보내신 유엽 군의 부모님이 지금 영상으로 연결돼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나와 계시죠?

-네. 안녕하세요.

<앵커>
유엽 군 사건 때 누차 예견됐던 부분들이 재현되고 있는데, 많이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유엽이 사망 후에 현 의료체계, 특히 일반 응급환자에 대해서 대책과 보완을 굉장히 많이 강조해왔었거든요.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전개되는 게 너무 좀 안타깝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유엽군 이 사망하고 이제 아홉 달이 지났습니다. 이런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계속 호소를 해오셨죠. 여러 방면으로, 어떠셨습니까?

-5월 초에 정유엽 사망대책위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언론을 통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해 오고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무더위 속에서도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고요. 합동 토론회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도 시원한 답은 오는 데가 없어서 굉장히 좀 답답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굉장히 긴 아홉 달이었습니다. 일반 응급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게 굉장히 상식적인 요구잖아요. 복지부 쪽도 반응이 전혀 없습니까?

-아직 국가기관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온 답변은 없었고요. 복지부에서도 공식적으로 답을 받은 건 없었는데 최근에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방송을 통해 들었거든요. (방송으로)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들고 그것이 꾸준하게 시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앵커>
아버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이걸 꺼예요. 정치권에도 진상조사도 요구를 하셨고 이른바 정유엽법 제정 같은 호소를 많이 하셨습니다. 경산시나 국회의원실에서는 도움을 받지 않습니까? 최근 같은 경우, 대구 같은 경우는 수도권보다 상황이 덜 심각했거든요?

-정유엽법에 대해서는 우리가 처음 말한 게 아니고요. 4월 초 총선 있을 때, 개시하기 전날에 유엽이 사건에 대해서 정부가 굉장히 무관심하게 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정부 여당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 김부겸 전 의원 선거사무소를 찾아갔었어요. 그때 김부겸 의원님께서 제안으로 말씀해주셔서 시작된 건데, 그때 김부겸 전 의원이 총선에서 당선되질 못했잖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요구하기가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리고 윤두현 우리 지역구 의원, 국민의 힘 의원도 찾아갔거든요. 그런데 좀 굉장히 실망감을 안았던 게 형식적인 인사로 그치고 말았어요. 당시 의원님한테 심적으로 실망감을 많이 안다보니까 다시 연락을 하지 않고 있고요. 경산시 의회를 찾아갔을 때에 유엽이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서 시의회 의장한테 도움을 요청했었거든요. 근데 돌아오는 답변은 정말로 참담했습니다. 유엽이 기사로 인해가지고 경산 중앙병원의 환자가 감소됐고 우리 지역구 의원들도 나서지 않는데, 자기네들이 왜 나서냐면서 오히려 우리한테 항변하더라고요. 참 그래서 너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던 중에 대책위가 꾸려져서 7월에 경산시장 면담을 요구를 했었거든요. 형식적인 사과를 받았는데 그것이 공식적인 어떤 걸 정부에서 하기는 처음이었어요. 지금까지 전혀 받은 적도 없고. 너무 정부 쪽에서 무관심하지 않느냐, 외면하는 이 상황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었거든요.

7월 달에 경산시장 면담 후에 경산시와 TF팀을 꾸렸는데 근데 이것도 참 우스운 게 경산시 보건소의 말이 거의 일관성이 없어요. 예를 든다면 선별진료소 시간에 대해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아직도 제대로 된 통계 안 나오고 있고, 자료를 요청하면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소극적으로 대하다보니까 우리가 경산시에서 대책위원회의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좀 만회하고자 토론회도 개최하고 했는데, 그래도 우리 대책위원회에서 할 수 있는 힘이 경산 중앙병원까지는 어떻게 해볼 수 있겠지만, 대구시 영남의료원은 안 되잖아요. 거기는 저희들이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때 일반 서민한테 전부다 감당하고 그걸 전부 다 맡겨서 해결해 나가라고 하는 게 모순이 아닌가 싶거든요. 국가에서 건강하던 애가 죽음을 당했는데, 나서서 좀 조사를 해주셔야 하는 게 아닌가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앵커>
아버님 말씀에서 굉장히 좌절감이 느껴지고, 사실 지금 여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나 중앙정부나 지역구나, 정말 호소하실 수 있는 곳엔 다 호소하셨던 거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앵커>
지금 어머님께 한번 여쭤봐야겠습니다. 어머님께서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프실 텐데, 내일이 마침 유엽 군 생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살아있었다면 이번에 수능을 봤을 텐데요. 굉장히 마음이 무거우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이겨내고 계십니까?

-그냥 아직도 유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말문이 막혀요. 수능 날에도 더 마음이 아팠는데 그래도 주위의 사람들이 잊지 않고 유엽이한테 찹쌀떡이랑 쵸콜렛이랑, 유엽이한테 갖다 주라고 시험 잘 치라고,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많이 기억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수능날 정말 고3아이들처럼 유엽이한테 가서 시험 잘 치라고. 그렇게 얘기도 하고. 그냥 하루하루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그냥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어머님께서 바로... 이런 아픔들이 재현이 되지 말아야 할 텐데요. 병상 부족이 심해질수록 유엽이처럼 열이 있다든지 호흡기 증상이 있다든지 하는 분들이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왜 아홉달이 지나도록 제자리인지 정말 답답한데요. 정부든 국회든 꼭 짚고 넘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하시고 싶은 말 있으시죠.

-지금도 열이 나면 진료 못 받는 사람이 3월 달이나 지금도 똑같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지원해주시고자 정말로 모든 부단의 노력을 했는데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악순환들이 우리들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도 보니까 사산된 부모 기사를 읽었거든요. (네, 고열이 나서 치료를 못 받아서 사산한 사례가 있었죠. 최근에.) 의료공백이 있어서 또 이렇게 희생자들이 나타나다 보니까 사실 겪어보지 않으시면 잘 모르겠지만, 하루하루가 지옥이거든요. 이런 상황을 저희들만 겪기를 정말 바랐었거든요. 우리 선에서 이 상황이 매듭을 지어주고, 이런 억울하게 황망한 경우를 겪는 사람이 없기를 참 바랐는데,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질 않다보니까 너무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국가에서는... 모르겠어요. 대책이라고 내놓겠지만 유엽이 같은 경우는 홍보부터 시작했어요. 응급의료체계라든지, 구급차 이용이라든지, 병원 간의 전원 문제라든지, 모든 것을 총 망라하고 있거든요. 유엽이 같은 경우만 제대로 조사가 이뤄졌다면 시행착오나 모든 쪽에서 시간을 아끼면서 조금 더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참 너무 아쉽습니다.

지금이라도 좀. 야당 여당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려있는 문젠데 빨리 좀 이렇게 합치를 해가지고 제대로 된 국민의 민생을 위해서 좀 노력해주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낫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큰 문제점이 지금 또한 열이 나면 2~3일 경과를 보고 병원에 가라고 하던지, 1339에 전화하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유엽이 상황에서는 경과를 볼 수가 없는 상황이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코로난지 아닌지도 모른 상황인데 열나면 바로 병원을 가라고 해야지, 2~3일 경과를 지켜보라는 건 진짜 잘못된 홍보인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잖습니까. 열 나면 무조건 거부하고 코로나19 검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이 작태가, 응급환자 같은 경우에는 해당이 안 되거든요. 이런 구분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지침을 적용시킨다는 것 자체가 너무 투박하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에 의해서 응급실, 대학병원, 모든 곳들이 너무 같이 진료를 하다보니까 정말 병원에 제대로 운행이 될 수도 없는 상황인 것 같아서요. 그게 좀 안타깝고. 빨리 감염병 전담 병원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경산에 벌써 3월달에 이 아픔을 겪었어요. 경산시도 그랬고 보건소장도 이 상황들을 충분히 잘 알거든요. 그리고 제가 국민의힘 윤두현 국회의원을 만나서 이런 상황이 없도록 대처해달라고, 방안을 모색하라고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들 이게 의료공백이 아니라고 하는거 예요. 엽이 일도, 보건소장이 의료 공백이 아니라고 본인이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때만 해도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 우리 경산시에서 다 겪었으니까 이 분들이 정말 시민들을 위하고 국민들의 안전한 생명을 지킬 생각이 있다면 이런 어려움이라든지 이런 걸 토대로 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해달라고 충분히 할 수도 있었는데요. 적극적으로 하시질 않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또 다시 반복이 되는데 정말 안타까운 것 같아요.

저는 현 정부에 정말 바라고 싶은 내용이 있거든요. 유엽이 같은 경우 저는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국가라고 하는 이걸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전에) 청와대 기자회견 후에 한 국장님을 만났는데 유엽이 한명 사건 가지고는 좀, 이 사례가 약하지 않느냐 그런 말씀을 하실 때 저는 정말 암담했거든요.

거기, 어떤 대표 국장급인 분이 나오셨는데 그분이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더 많은 사례가 있으면 좋겠다, 물론 애둘러 그렇게 표현했지만은 저희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게 국민 개인의 생명이라고 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생명과 권리는 존중되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수가 한 명이되든 열 명이 되든 항상 다수를 따라서 정책을 결정한다는 자체가 어떻게 보면 사회민주주의 경향을 띠고 있어서 저는 솔직히 좀 불안한 마음이 들어요. 이건 제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입니다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많은 매체를 통해서 호소도 하고 대책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하고 있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는, 지금도 너무 심하지 않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일단 내일 유엽군 생일인데요. 두 분께서 마음 아프시지만 잘 보내시길 바라고요. 무엇보다도 유엽이의 상황이,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왜 재현되고 있는지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 답답하다는 그런 말씀이었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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