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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10억 기부…약속 지킨 ‘대구 키다리 아저씨’
2020-12-23 19:53 뉴스A

유독 암울한 올해 연말이라 더 반가운 소식입니다.

지난 10년 어려운 이웃에게 익명으로 기부를 하던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켰습니다.

배유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꾸깃꾸깃한 봉투 속 담긴 손편지,

5천만 원 짜리 수표도 함께였습니다.

대구 사랑의 열매에 기탁한 키다리 아저씨의 10번째 선물입니다.

[이희정 / 대구 사랑의열매 사무처장]
"이렇게 이면지를 통해서 꼭 메모를 해주시고요. 평소에도 모든 것을 이면지를 잘라서(쓰신다고.)"

키다리 아저씨는 2012년 1월 익명으로 1억 원을 전달하며 첫 나눔을 시작했고 10차례 걸쳐 기탁한 성금은 10억 원이 넘습니다.

결혼 후 단칸방에서 신혼 생활을 한 키다리 아저씨는 늘 근검절약하며 수익의 3분의 1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누는 삶을 이어왔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주변에서 기부를 중단하라고 권유했지만 나눔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희정 / 대구 사랑의열매 사무처장]
"(수입의) 3분의 1은 내 것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리 힘든 경영 어려움이 있어도 이 부분은 손대고 싶지 않았다고."

뒤늦게 기부 사실을 알게 된 키다리 아저씨의 가족들도 이웃과 나누는 삶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희정 / 대구 사랑의열매 사무처장]
"외손자가 할아버지가 키다리 아저씨란 것을 안답니다. 돈만 생기면 저금통에 넣으려 하고 본인이 관심있는 곳에 돈을 기부하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요."

키다리 아저씨는 자신과의 약속이었던 10년 익명 기부를 지키게 됐다며 또다른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나 더불어 함께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yum@donga.com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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