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웠던 역대급 폭우가 서울에 쏟아졌죠.
겉으론 일상으로 돌아간 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여전히 고생스런 현장이 많습니다.
먼저 지하철역 상황 보실 텐데요.
요즘 같은 시대에 어찌된 일인지 승강기를 고치지도 못 하고 있습니다.
김예지 기자입니다.
[기자]
계단에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지난 8월 집중 폭우로 서울 지하철역 9곳이 침수피해를 입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9호선 동작역.
엘레베이터엔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물이 들어찬 흔적도 여전합니다.
역사로 내려갈 수 있는 승강 장치가 모두 고장 나 지하철을 타려면 계단을 이용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승강장까지 걸어봤습니다.
계단이 120개가 넘습니다.
노인들도, 아이들도, 짐은 든 시민들도 가파른 계단이 힘겹기만 합니다.
[동작역 이용승객]
"이렇게 숨차. 힘들어."
[김재복 / 미국 교민]
"에스컬레이터 고장 나고 계단을 몇 번 올라오니까. 더워서 점퍼 벗고 싶어요."
휠체어를 탄 사람은 아예 지하철을 탈 수가 없습니다.
[안내방송]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께서는 인근 역사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정미 / 인천 부평구]
"많이 불편하고. 전 정거장으로 돌아가서 다시 거꾸로 해서."
이렇게 멈춰있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9개 역사에 50대가 넘습니다.
서울시는 주요 부품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제작과 통관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명합니다.
[서울시메트로 9호선 관계자]
"자재 수급 및 자재 제조 등의 사유로 인해서 좀 지연돼가지고 시민분들께 좀 죄송하고요."
휠체어 이용객들을 위해 흑석역에서 신반포역 구간을 오가는 콜택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장난 승강장치를 모두 고치는 데는 연말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승객들 불편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