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할 집은 있는데, 정작 입구가 막혀서 이사를 못한다면 어떨 것 같으십니까?
청약 통장 만점을 받고 아파트 입주 날만 기다렸는데, 아파트 출입구가 컨테이너로 막혔습니다.
시공사와 조합이 치솟은 공사비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다 생긴 일입니다.
박지혜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의 299가구 새 아파트입니다.
입주예정일이 일주일 가까이 지났는데 안에 주민은 없고, 단지 출입구마다 컨테이너와 차량이 막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올랐다며 시공사가 재건축조합에 가구당 8천만 원의 추가 분담금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거부하자 입주를 막아선 겁니다.
아파트 입주를 준비했던 4인 가구의 이삿짐입니다.
단지 진입이 막히면서 일주일째 맨 바닥에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A씨 / 아파트 입주 예정자]
"저는 엄마네 있고 아들들은 또 친구네 가 있고 남편은 사무실에 거주하고 있어요. 새집 들어간다는 희망으로 이렇게 버티고는 있는데 너무 억울해요."
[강정희 / 아파트 입주 예정자]
"벌써 개학을 했잖아요. 주소 옮기고 다 이렇게 했는데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고시텔에 사는 친구들도 있어요."
문제는 절반이 넘는 일반 분양자까지 입주가 막혔다는 점입니다.
[B씨 / 아파트 입주 예정자]
"제가 (청약 통장) 만점자예요. 84점. 청약으로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거든요. 건설사 자체가 조합원들과의 문제를 일반 분양자들을 볼모로 이런 행태를 취하고 있지 않나."
시공사와 조합의 계약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3%를 넘을 때 추가 분담금을 산출하기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시공사가 건설공사비지수로 추가 분담금을 계산해 액수가 확 늘었다는 것이 조합 측 주장입니다.
[유춘옥 / 재건축 조합장]
"100억 얘기하다가 106억, 며칠 전에는 74억으로 고무줄 늘어나듯이 또 (분담금이) 변했습니다."
시공사는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공사비 상승을 둘러싼 갈등에 전국 재건축 공사 현장 곳곳이 멈추는 상황.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공사비를 중재할 수는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시공사와 조합이 풀어야 하는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이태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