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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험 예견 ‘61년’ 정자…방화 가능성 무게
2017-09-18 11:29 뉴스A 라이브

강원도 강릉에 있는 '석란정'이 불에 타 무너지면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정자 주변에 CCTV가 없어 화재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데, 방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현장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성혜란 기자.

(네,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 화재 현장에 나와있습니다.)

[질문 1]어제 화재로 정자가 무너졌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리포트]
네, 어제 화마가 휩쓸고 간 이곳 '석란정' 인근엔 아직도 매캐한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원래 이 자리에 있던 넓이 40제곱미터에 이르는 목조 기와 정자의 형체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요. 현재는 사고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파란색 천으로 다 타버린 잔해들을 덮어 둔 상태고요. 조금 전부터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과 국과수, 소방 당국의 합동 감식이 진행 중입니다.

어제부터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정자 주변에 CCTV가 없고 건물 또한 모두 붕괴된 상태라 발화 지점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자 내부엔 불을 일으킬 만한 전기 시설이 없던 것으로 보아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문 2]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숨진 소방관 2명의 사연도 전해지고 있죠?

네. 최초 발생한 불을 끈 지 6시간 만에 다시 치솟은 석란정의 불길을 진압하다가 소방관 2명이 정자 안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퇴직을 한 해 앞둔 59살 고 이영욱 소방위와 임용된 지 고작 8달 밖에 안 된 고 이호현 신임 소방사였는데요. 두 사람의 장례는 강원도지사 장으로 치뤄질 예정이고, 소방청은 두 사람에게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3]소방관들의 정확한 사인은 나왔나요?
네 지금까지 나온 두 명의 사인은 각각 다발성 외상으로 인한 사망과 폐 부위 압박 질식사입니다. 갑작스레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은 겁니다.

주민들은 이 석란정 건물이 사실상 붕괴가 예견된 정자였다고 말하는데요. 이웃 주민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김기순 / 이웃 주민] 
"(어디에 금이 갔나요?) 벽체에. 목조 건물이 기울어졌다니까요.
'피사의 사탑'처럼. 그런 단계에서 안에 화재가 난 거예요."

저희 채널A 취재진이 입수한 지난 5월과 6월의 석란정의 사진입니다. 한달 사이에 급격하게 외벽에 금이 간 모습을 보실 수 있는데요. 지붕을 떠받치는 서까래에도 균열이 생겨 문화재 돌봄사업단에서는 이미 붕괴 위험성을 보고한 상태였습니다.

[질문 4]건물이 이렇게 금이 가고 기울어졌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시는 것처럼 이 화재 현장과 바로 맞닿은 곳에는 신축 호텔 공사 현장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지난 2015년 12월 공사가 시작된 뒤부터 주변 정자를 비롯한 일대 건물의 균열이 심각해졌다고 말합니다.

이때문에 지난 6월 말부터는 철제 기둥과 천으로 정자를 둘러싸 외부인의 진입을 막기도 했는데요. 호텔 공사로 인한 안전 사고의 위험을 호소한 곳은 석란정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석란정 뒤에 있는 상가에서도 마찬가지로 건물 외벽이 갈라지고 타일이 무너지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주민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석란정 인근 주민] 
"냉장고가 밀려 왔다고, (공사 현장에서) 쿵쿵 거릴 때마다. 나무 판때기가 떨어져서 내가 맞아 죽을 뻔했잖소."

석란정을 철거하거나 이전하자는 논의가 계속 있었지만, 이 정자가 시도조례에 정식 등록되지 않은 '비지정 문화재'라 쉽지 않았습니다.

건축물대장도 없고 과거 지역 유지들이 만든 건물이라 쇼유권도 명확치 않은데요. 시 관계자는 지역 유지의 후손들이 나서기 전까지는 건물의 철거를 결정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설립자의 후손들이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은 상황에서 시가 붕괴 위험이 있는 석란정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 석란정 화재 현장에서 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

중계팀 이근두 PD, 이선수 감독
영상취재 김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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