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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뉴스A LIVE 천상철 시선
2017-11-15 11:25 뉴스A 라이브

[리포트]
황혼(黃昏) 해가 지고 어스름해지는 순간 참 아름답죠. 하지만 인생의 황혼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은 700만 명. 상대빈곤율은 42%로 선진국 가운데 1등입니다. 평균보다 무려 4배나 높습니다.

교회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곳을 '500원 순례길'이라고 한답니다. 교회나 성당에서 동전 500원이나 먹을거리를 주는데 그걸 받기 위해 어르신들이 이 길을 하루에 몇 군데씩 돈다고 합니다.

자리를 뜰 수도 없고 새치기라도 했다가는 큰 싸움이 날 수도 있습니다. 곧 생존의 길이니까요.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길을 걷다보면 전단지 나눠주는 어르신들 많습니다. 남편이 아파서, 자녀가 실직해서, 배우지 못해서, 은퇴하고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 생계때문이죠.

65세 이상 고용률은 30.6%, OECD 회원국 중 2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국회 시정연설, 지난 1일) 기초연금을 월 25만 원으로 인상하고 지급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예산을 무턱대고 쓸 수 없지만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일본처럼 정년을 연장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선 선조 때 정철이 지은 연시조 훈민가(訓民歌) 중 한 대목입니다. 반백자불부대어도로(班白者不負載於道路)

짐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진 노인이여. 그 짐을 풀어서 내게 주오. 나는 젊었으니 돌인들 무거울까. 늙는 것도 서러운데 짐까지 지면 되겠는가.

춥다고, 귀찮다고 전단지 잘 안 받았는데, 앞으론 꼭 받아야겠습니다.

천상철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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