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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1박 120만 원 심하지 않나요?”
2017-12-07 11:24 사회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출전이 금지되면서 올림픽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그런데 성공적인 올림픽에 발목을 잡는 것, 또 있습니다. 바로 바가지 요금입니다.

이른바, '올림픽 요금'을 만들어 평소 4~5배를 숙박비를 부른다는데 얼마나 심각한지, 스포츠부 이현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직접 평창과 강릉 일대를 둘러봤죠, 현지 상황, 어느 정도로 심각하던가요

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 일대 숙박업소 15곳 정도를 둘러봤는데요.

아무리 올림픽 기간이라지만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가격을 부르는 곳이 대다수였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G 리조트]
"7일 이상이요. 저희 1박당 120만 원이고요."

[H 펜션]
"50만원입니다, 4인기준방. 더 큰방은 69만원, 30평형."

[S 모텔]
"25만원씩. 부대시설이 없어갖고 저희가 싼 편이에요."

[M 게스트하우스]
"올림픽 기간에 1인당 10만 원, 지금은 2만 원. 하하하하"

펜션은 1박에 40~50만원대 정도 했고요, 모텔은 20~30만 원 대 가격을 불렀습니다.

서울 특급호텔 요금과 맞먹습니다.

[질문2](그래픽 보면서 질문) 그런데 호텔과 리조트는 예약 자체가 안된다면서요. 이유가 뭔가요?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 횡계리 인근이 그런데요.

일부 업소에선 올림픽 조직위, IOC 관계자들 예약이 다 돼서 일반인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고요.

하룻밤 예약은 어렵다고 설명한 곳도 있었습니다.

단체로, 또 장기로 묵는 투숙객 위주로 예약을 받다보니 하루, 이틀밤 예약이 불가능해진 겁니다.

[C 펜션]
"하루요? 그런데 하루는 거의 어떻게 저거하지(예약하지) 못해요.
(최소 기간이?) 올림픽 기간에 쓴다든가 아니면 일주일을 쓴다든가. 원룸 일주일 쓰면, 하루에 30만 원씩이요. (210만 원이요?) 예예"

[질문3] 비싼 돈을 낸다면 그만큼 방 상태가 좋아야 할텐데요. 확인해보니 그 정도 값어치를 하던가요?

네, 6인용 객실 1박에 69만원을 부른 펜션의 방 상태를 확인해 봤는데요.

누런 벽지가 군데 군데 찢어져 있었고요, 식기에 립스틱과 커피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인근 펜션에선 하룻밤에 50만 원짜리 방을 둘러봤는데요. 침대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 열악했던 곳은 게스트하우스인데요, 14명이 화장실 한 개를 나눠쓰는 방을 보여줬습니다.

사람 하나 겨우 누울만한 캡슐 한 개 가격이, 1박에 10만원입니다.

외국인들은 이 방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귀도 베스트만 / 독일]
"사람들이 이 캡슐박스에서 잔다고요? 정말입니까? 2만원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알리 애벗 / 영국]
"그 돈을 내지 않을 겁니다. 속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질문4]문제는 외국인에게는 더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른다고요?

금액을 다르게 책정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중국인 여성을 섭외해 한 펜션에 예약을 시도해봤습니다.

결과가 어땠는지 한번 보시죠.

[기자]
"(얼만가요?)"
"2월9일은 객실 요금이 50만 원입니다. 4인 기준 방."

[중국인]
"(방을 예약하려고요.)"
"2월9일 4명이면 60만원이에요."

"더 큰 방은 69만 원."
"6명 있는 방은 80만 원이에요."

왜 외국인에게 돈을 더 받는 걸까요. 정체불명의 '예약 수수료'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M 게스트하우스]
"외국인은 조금 더받아요. 수수료 때문에, 예약 수수료때문에 외국인은 조금 더 받을 수밖에 없고… "

[질문5] 아무리 봐도 바가지가 너무 심한데 조치를 취하는게 있나요?

네, 강원도는 문제가 되는 숙박업소에 대해선 지원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고 세무조사 의뢰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숙박 요금을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만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현재 일부 숙박업소들이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버티기를 하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강릉 평창 객실 계약률이 30%가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칫 대규모 공실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웅 / 강릉원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강릉시민들이 자성을 스스로 해주셔야됩니다. 허겁지겁 나중에 방을 채우기 위해 오히려 더 나쁜 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내년 올림픽 기간 외국인 관광객 39만 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됐는지 지금이라도 되돌아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현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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