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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아동학대 주범은 집안에 있다
2018-01-11 11:26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살아만 있어라" 간절히 바랐지만 고준희 양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친부와 내연녀의 학대가 문제였죠. 정부가 아동 학대를 전수 조사하고 있지만 아동 학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아이들은 오히려 감추려 한다고 합니다.

김유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1. 고준희 양의 가족들을 만났다고요?

네, 이 사건으로 준희네 가족, 그리고 이들이 살던 마을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취재진이 준희가 사망한 집을 방문했는데요.

아버지가 취미로 만든 고급 장난감이 자랑하듯 진열돼있고요. 문 안에는 '사랑합니다' 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2남 1녀를 둔 준희 아버지가 이웃에 살던 여성 이모 씨와 내연 관계가 되고 살림까지 차리면서 비극이 시작됐는데요. 취재과정에서 만난 준희의 외할아버지는 손녀를 사망케 해놓고는 거짓 실종 신고를 한 사위에 대해 원망을 토로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故 고준희 양 외할아버지]
"(내연녀) 자식 뒷바라지 하려니까 이제 우리 애들한테는 못 하겠다, 이거죠. (준희 엄마가) 애들 셋 키우면서 돈은 없지, 집은 다 경매로 들어갔지."

2. 통계를 보니 가장 많이 아동학대를 하는 사람은 바로 친부모라고요?

네, 아동학대전문기관 조사 결과 아동 학대 10건 가운데 8건은 친부모가 저지릅니다.

대부분 집 안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학교도 다니지 않고 부모 없이는 외부 접촉을 할수 없는 7살 미만 아이들의 학대는 적발되기 어렵습니다. 2016년 아동학대로 7살 미만 아동이 28명이나 숨졌을 정도입니다.

이들 아이들은 말로 상황을 표현하지 못하다 보니 그림으로 상담을 주로 받는데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요. 아버지가 아이를 몽둥이와 주먹으로 때리고 있고요. 자기 얼굴은 눈코입 하나 없이 까맣게 색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학대당했다는 사실을 좀처럼 밖에 알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때문일까요.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영숙 / 바움 심리상담센터장]
"'내 부모인데, 내가 누구하고 앞으로 살아야 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어린이 답지 않게. '처벌하지 말아주세요', 아니면 거짓말로 '때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게 되는 거예요."

3. 아동학대 사건 잇따를 때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는데 실효성이 없나요?

2016년 평택 원영이 사망 사건 이후 아동 학대를 전담하는 경찰이 생기긴 했지만 단속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성규 / 서울 마포경찰서 학대전담경찰관]
"'우리 가정에 간섭하지 말라, 큰 사건도 많은데 거기 신경 안 쓰고 왜 우리집에 와서 작은 일에 신경 쓰냐.' 사회적으로 아동학대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오는 3월부터는 필수 예방 접종을 안 받은 아이, 건강검진을 거른 아이 등 13가지 빅데이터 자료를 기반으로 숨겨진 학대 아동을 찾아낼 방침인데요.

지난 2달 간 서울 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했는데요. 위기 아동 200여 명을 찾아냈고, 이들이 실제 아동 폭력이나 학대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나 미국의 경우 정부 소속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등이 직접 아이 집을 방문해 학대 여부를 확인하고 부모에게 보육 교육을 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관련 대책을 고려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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