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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철의 시선]飛行과 非行 사이
2018-04-18 11:27 뉴스A 라이브

WELCOME TO MY WORLD(어서 오세요 나의 세계로)
WON'T YOU COME ON IN(어서 들어오지 않을래요?)
MIRACLES I GUESS(내 생각에 기적은)
STILL HAPPEN NOW AND THEN(지금도 종종 일어나는 것 같아요)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

1985년 그 시절,이 광고를 볼 때마다 "나는 언제쯤 비행기 한번 타볼까"를 상상하며설레곤 했었습니다.

사실 그때만해도 제 주변엔 사우디 공사현장으로 돈 벌러 간 막내 외삼촌을 제외하고는 비행기 타봤다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거든요.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3개월 내 1박 이상 해외여행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0명 중 3명이 있다고 응답했으니까, 세상 참 많이 변했죠?

이 태극마크는 1984년 대한항공이 태극무늬 사이에 비행기 프로펠러 모양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1963년부터 쓰기 시작한 이 이름은 박정희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당시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한진그룹이 인수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쓰게 됐습니다.

이처럼 태극마크에, 대한이라는 이름까지.대한항공은 정부가 주인처럼 보이지만, 100% 민간기업입니다.

대한항공만 국적기냐고요? 아닙니다. 대형 항공사냐 저가 항공사냐를 나눌 수는 있어도 국적기는 한 나라에 소속돼 있는 모든 항공사의 항공기를 말합니다.

그런데 자녀들의 잇단 기행에 대한항공의 국적기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습니다.

대한항공 대신에 한진항공으로 바꾸라는 거죠.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그제)
정부는 조양호 일가에게 과연 '국적기의 명예'를 계속 부여하는 것이 마땅한지 검토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제 버릇 뭐 못준다더니, 몇 년 전에도 "나 스물 아홉이야. 당신 지금 마흔 넘었지. 일 잘하지 그랬어. 반말 안들으려면" 이렇게 얘기했다네요.

노력도 없이 물려받은 금수저를 고맙게 써도 모자랄 판에 흉기로 둔갑시켜 휘두른 뒤에 슬쩍 해외로 떠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40개월 전 첫째 딸의 갑질 비행(땅콩회항)에 사과했던 아버지는 무슨 죄인가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2014년 12월)
애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랍니다.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프랑스 철학자 루소의 말이 떠오릅니다.

'excellence in flight'
인간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서비스 정신을 내세운 대한항공의 광고 카피입니다.

flight를 우리 말로 표현하면 비행(飛行) 공중으로 날아간다는 뜻이죠.

잘못되거나 그릇된 행동이라는 뜻의 비행(非行)과는 한 글자 차이지만, 그 내용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네요.

항공사 임원이 출국금지를 당하는 웃기면서 슬픈 현실.

다시 비행(飛行)하고 싶다면 대기발령 기간, 자신의 잘못을 곰곰이 돌아보기 바랍니다.

천상철의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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