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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고물가 못 살겠다”…무정부 사태 ‘도미노’
2022-07-17 19:40 국제

[앵커]
무능한 대통령은 사임계마저 이메일로 냈습니다.

국가부도를 낸 스리랑카 얘긴데 이런 나라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원유값 식량값이 폭등하면서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고통스럽습니다. 

굶어죽느냐 총 맞아 죽느냐 경제난은 일상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세계를 보다 권갑구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티 시위 참가자]
"기름도, 쌀 한 가마도 너무 비싸요! 금방 동이 나요!"

불붙은 타이어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연기가 도로를 가득 메우며 한낮인데도 밤처럼 어둡습니다.

시위대를 진압하려 무장 경찰들이 투입됐지만 역부족입니다.

[아이티 시민]
"일어납시다, 일어납시다! 우린 지쳤습니다. 이렇게 살 수 없습니다."

북한과 함께 세계 최빈국인 아이티. 

지난해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괴한들에 암살당한 후 세력 확장에 나선 갱단간 세력 다툼으로 올 들어서만 1160여 명이 숨졌습니다.

경제 불안 속에 갱단에 의한 희생이 잇따르자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선 겁니다.

[장 마틴 바우어 / 세계식량기구 아이티 담당관]
"굶어 죽을 위기에 놓인 아이티인들만 130만 명 있습니다. 당장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티와 함께 카리브해를 끼고 있는 파나마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올 들어 기름값이 47%나 치솟는 등 물가가 급등하자 시민 수천 명이 뛰쳐나와 국회의사당 앞에서 일주일 째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알베르토 디아즈 / 파나마 시민]
"기름값을 갤런 당 3달러로 책정할 것과 식품 물가 정상화를 원합니다."

이웃 나라 쿠바는 돈이 있어도 기름을 구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기름을 넣으려고 12일 동안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서야 하는 게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요한 로드리게스 / 쿠바 시민]
플랜 B는 차를 팔고 가족과 나라를 떠나는 겁니다. 이제 뭘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차질은 개발도상국과 약소국의 빈약한 경제 상황을 더 옥죄었습니다.
 
쿠바 물가는 23%, 튀르키예는 78%, 짐바브웨는 무려 192%나 폭등했습니다.

물가 상승률 54.6%에 국가 부도 사태까지 맞은 스리랑카 국민은 참다못해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점령해버렸고 부정축재로 악명을 떨치던 대통령 일가는 시위대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하지만 무정부 상태로 인해 기름과 전기 공급이 끊기고, 의료, 교통 등 공공 서비스도 '올 스톱' 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됐습니다.

[정인교 / 인하대 국제통상학 교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글로벌 물류망이 상당히 훼손된 상태고, 러시아 사태까지 터져버리니까 (국제) 수급 구조가 상당히 깨졌다고 봐야죠."

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가나, 이집트, 파키스탄 등 신흥국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도 경고했습니다.

세계를보다 권갑구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헌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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