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경제산업부 강유현 기자 나왔습니다.
Q1. 강 기자, 빈살만 왕세자 하루 왔다 가는 건데 온 나라가 시끌벅적합니다. 왕이 아니라 왕세자인데, 사우디아라비아 1인자인가요?
사우디의 사실상 최대 실권자로 볼 수 있습니다.
87세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 세 번째 부인의 아들인데요, 올해 9월 국가의 공식 수반인 총리에 임명됐습니다.
2017년 사촌형을 반역 혐의로 몰아내고 왕세자에 등극한 뒤 실권자 역할을 해왔는데 정부의 수장이자 외교적으로도 대표자가 된 겁니다.
비공식 세계 최대 갑부에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미스터 에브리싱'이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Q2. 오늘 하루 방문이 40조짜리라고요?
네.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사우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총 300억 달러, 약 40조 원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한국 기업과 사우디 간 총 26건의 MOU가 체결됐습니다.
3년 전인 2019년 6월 방한 때는 83억 달러 규모로 MOU 23건과 계약 1건이 체결됐는데 규모가 3배 넘게 커진 겁니다.
Q3.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어제 일정을 알려줬다면서요. 오늘 몇 시에 오라고요?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8명의 대기업 총수가 그가 묵는 숙소로 달려갔습니다.
우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4명은 이번 주 초 일정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이재용 회장은 매주 목요일 재판에 참석하는데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차담회에 참석했습니다.
어제 저녁쯤 CJ, 두산, DL, 현대중공업그룹 네 곳에 추가로 초청하는 통보가 갔는데요. 모두 일정을 조정하고 참석했습니다.
Q4. 흔히 갑을 관계로 표현하는데 우리 기업이 을이네요. 수주를 해야 하는 거니, 네옴시티, 이게 중요한 거죠?
네, 맞습니다. 사우디는 2016년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비전 2030’을 발표했는데요. 핵심이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입니다.
이집트와 요르단과 접한 홍해 연안 황야에 서울의 44배 면적의 도시를 짓는데 사업비만 5000억 달러, 약 660조 원입니다.
올해 한국 정부의 예산 607조 원보다 많습니다.
주거 및 상업지구, 바다 위 산업단지, 산악 관광단지로 구성되는데요.
이 중 핵심은 주거, 상업지구인 ‘더 라인’입니다. 500m 높이의 유리로 주변을 둘러싼 직선 모양 도시인데요.
거리가 170km로 서울에서 대전 정도 거립니다. 양끝에서 고속철이 20분 내로 주파하고 100%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Q5. SF영화에서 나오는 도시 같네요. 우리 대기업들은 네옴시티에서 뭘 하려는 건가요?
일단 사막에 거대 도시가 지어진다니 초고층 건물과 각종 인프라 수주전에 건설업계가 달려들고 있는데요. 우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0억 달러짜리 터널 공사를 수주했습니다.
네옴시티 관련 입찰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데요.
네옴시티의 컨셉이 친환경 스마트 도시거든요.
5G 통신망과 인공지능, 에어택시, 태양광과 수소에너지 등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분야와 일치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에 사우디발 ‘제2의 중동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큰 겁니다.
Q6. 이번에 MOU를 맺은 건데, MOU는 약속 정도고 계약까지 가야하니 끝이 아닌 거죠?
맞습니다. MOU는 말 그대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입니다.
앞서 2019년 방한 때도 수소에너지와 탄소 섬유 개발, 사우디 내 생산 시설 건립, 화학제품 협력 등 다양한 MOU를 맺었는데요.
이 중 일부는 현재 진척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