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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출소자 시설 필요한데…“6개월 동안 몰랐다” 불안한 동거
2023-04-03 19:54 사회

[앵커]
처벌을 받은 뒤 사회로 나온 출소자 재활시설은 필요하겠죠.

그런데, 만약 나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에 들어온다면 어떨까요.

쉽지 않은 고민인데, 최근 이런 시설이 수도권의 한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주민들은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현장카메라 백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파주시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 한 가운데 출소자 재활시설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마을 곳곳을 살펴보는 주민들.

시청 직원에게 CCTV와 비상벨을 달아달라고 요구합니다.

[현장음]
"안전망을 설치해달라 이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방식이 됐든."

[현장음]
"비상벨을 누르면 파출소나 긴급 기관에서 바로 올 수 있잖아요."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건, 출소자 재활시설 '금성의 집'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
"불안한 정도가 아니에요! 길에 나올 수가 없다고요. 조금만 어두워지면"

[조재현 / 마을 이장]
"평상시에 집에 있으면서 창문도 열어놓고 하던 분들이 지금 다 걸어 잠급니다."

성범죄, 존속살인 등 장기복역 출소자 17명이 거주하는데 바로 앞에는 다가구주택이, 양옆으로는 단독주택이 있습니다.

[학부모]
"소리쳐서 안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호루라기를 꼭 불라고 (아이들에게) 제가 얘기했거든요."

[김형도 / 마을 주민]
"아무것도 모르고 제가 지난 6개월을 넘게 이 지역에 살고 제 딸을 이 지역 유치원에 보냈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고."

문제는 '금성의 집'이 이사온 지 6개월이 넘도록 주민들은 이 곳이 어떤 시설인지를 몰랐다는 겁니다.

[조재현 / 마을 이장]
"2~3개월 전인가. 방문을 한 적이 있었어요. 뭐 하는 데냐 그랬더니 교육시설이라고 얘기를 해서, 단순히 그렇게만 알고만 있었습니다."

기존 주택을 교정시설로 재활용할 경우 법적으로 허가사항이 아니어서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금성의 집'도 파주시에 단독주택을 '교정 및 군사시설'로 변경해 신청했을 뿐입니다.

'금성의 집'은 20년 넘게 다른 지역에 있었지만, 대규모 주거단지가 생기면서 사실상 쫓겨났습니다.

'금성의 집'이 원래 있던 곳은 경기 고양시인데요. 

일대에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자리를 옮겨, 지금은 공터만 남아 있습니다.

[인근 상인]
"아파트에서도 민원 들어가고 저희도 말은 안 해도 대놓고 불안했죠."

전국에 이런 생활관은 법무부가 운영하는 26곳과 민간단체 시설 8곳 등을 포함해 최소 30여 곳에 이릅니다.

시설 관계자는 취업 훈련과 정서적 안정을 통해 재범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정호 / 세계교화갱보협회 사무총장]
"태어나서 생일 축하를, 60대인데 생일 축하는 처음 받아본대요.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2년 동안 잘 교육 훈련해서 내보내줘요. 나갈 때는 이 사람이 취업할 수 있도록."

'출소자들이 내 옆에 모여 산다', '누구에게나 거주의 자유는 있다'. 작은 마을에 불안한 공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백승연입니다.

PD: 장동하 윤순용
AD: 석동은
작가: 전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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