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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한복은 한복 아니다?…한복 기준 놓고 논란
2018-09-11 19:59 문화

보신 것처럼 고궁 무료관람 대상이 되는 한복의 기준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문화과학부 김종석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Q1. 먼저 고궁 무료입장 규정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규정은 이렇습니다. 전통한복과 개량한복 모두 무료관람 대상이다. 저고리와 치마, 바지가 기본이고, 남성은 남성 한복, 여성은 여성한복 착용자만 무료관람 대상으로 인정한다. 이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작년부터 '궁궐의 품격'에 어울리는 한복 착용 권장한다, 가 추가됐습니다.

종로구청은 여기서 더 나아가서 퓨전 한복을 아예 제한하자는 주장입니다. "원래 고궁 무료 입장이 한복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시작된 건데 정체불명의 옷들만 퍼지고 있는 게 문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퓨전 한복의 수준이 너무하다는 겁니다.

Q2. 시민들이 어떤 옷을 입길래 그렇습니까?

그래서 제가 직접 빌려봤습니다. 오른쪽이 잘 아시는 전통한복이고요. 왼쪽은 요즘 대여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퓨전한복입니다.

이렇게 저고리에 자체가 없는 것도 상당수입니다. 뒤에 리본도 달린 것도 있습니다. 치마를 부풀리기 위해 패티코트를 입기도 하는데, 서양식 드레스와 비슷해 보입니다. 깃과 섶이 달린 저고리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 전통 복식과는 다릅니다.

결국 한복의 개념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이게 핵심인데, 여기에 대한 정부 당국의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문화를 특정한 틀로 규제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겠죠.

영상 하나 보시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응용한 의상을 입고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것은 한복일까요, 아닐까요, 정의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복식사를 살펴보면 한복도 시대에 따라 디자인이 계속 변해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Q3. 결정권은 문화재청에 있는데요. 그쪽 생각은 어떻습니까?

오늘 제가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만나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곤혹스럽다. 아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한복의 의미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라면 한복으로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종로구청의 요구를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봤는데요.

"이것만이 한복이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볼 수는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종로구청의 퓨전한복 입장 금지 요구도 받아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할 것 같습니다.

▶관련 리포트
“개량한복 관람객은 고궁 무료 입장 안돼”…도대체 왜?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kr/fP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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