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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20배 떨어진 ‘왕의 열매’…농민 울리는 아로니아
2019-03-09 19:32 뉴스A

항산화 효과로 한 때 '왕의 열매'라고까지 불리던 아로니아가 최근 농가의 눈물로 변했습니다.

스무 배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왜 이렇게 된 건지 이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매년 아로니아 10톤을 생산하던 백승선 씨의 과수원.

이젠 앙상한 가지만 무성하게 웃자라 지나다니기도 쉽지 않습니다.

[백승선 / 아로니아 재배 농민]
"지금은 시세가 폭락해서 (창고에) 쌓여 있는 게 1kg당 2000원에도 안 나가요. 누가 (공짜로) 가져가기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이지운 기자]
"이 냉동고에는 5톤에 달하는 아로니아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수확했지만 팔리지 않아서 7개월째 이렇게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결국 백 씨는 올해 아로니아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건강 식품으로 입소문을 탄 아로니아는 재배도 쉬워 농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13년 100톤 수준이던 생산량은 4년 만에 8800톤 규모로 증가했고, 재배 농가 수도 10배 늘었습니다.

한 때 4만 원까지 올랐던 1kg당 가격은 이제 2000원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농민들은 저렴한 외국산 아로니아 수입이 가격 폭락을 부추겼다고 말합니다.

[조영신 / 아로니아총연합회 회장 (지난해 10월)]
"FTA 체결로 인한 수입으로 전국 2만 여 아로니아 농가는 가격 하락으로 심한 고충을 겪고 있으며…"

하지만 정부는 재배농가가 갑자기 는 데다 소비는 주춤해진 게 원인이라는 입장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작년 (수입량은) 50톤으로 10분의 1 정도로 줄었는데 생산량은 계속 늘었습니다. 최근 기능성 식품이 시들해지면서 소비가 위축된 거죠."

정부는 다만 아로니아 농가들의 상황을 고려해 다른 작물을 심을 경우 1ha당 6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박재덕
영상편집: 오영롱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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