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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옵티머스 5천억’…어디부터 문제였나
2020-10-14 19:27 사회

돈을 잃은 사람은 있는데, 돈을 얻은 사람이 없습니다.

대체 투자금 5천 억 원은 어디로 간 건지, 이 사건을 취재 중인 최주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그러니까, 옵티머스 원래 계획대로라면 5천 억원은 어디에 투자했었어야 합니까?

금융 당국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 5000억 원 규모의 환매중단, 그러니까 돌려주지 못한 금액을
산정했습니다.

피해가 컸던 이유는 두 가지로 보입니다.

일단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았습니다.

또 중간에 대형 투자증권사를 판매사로 배치해 단단하고 신뢰할 만한 상품이라고 소개한 겁니다.

[질문1-2] 그런데, 문제가 생긴 거죠. 이 대형 투자증권사부터가 의심스럽다는 거에요.

그렇습니다.

금융계와 법조계에서는 진원지로 판매사부터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기준, 옵티머스는 총 46개의 펀드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한 판매사에서만 35개를 판매했는데, 다름아닌 NH투자증권 입니다.

국정감사에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 사이 관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 사장은 김 대표와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정영채 / NH투자증권(어제)]
"(옵티머스 대표)김재현은 이 상품을 판 이후에 2019년 6월 26일날 우연히 저와 식사자리에 와서 처음으로 봤고 거기가 마지막으로 본 자리입니다. 김재현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겁니다.

정 사장은 30년 동안 자본시장에 몸 담으면서 국내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 전문가로 꼽히는 데요.

그런 전문가가 이끄는 증권사에서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펀드 상품을 팔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질문2] 옵티머스는 이 투자자들의 돈을 어디에 쓴 건가요?

투자자들의 돈, 결론적으로 샛길로 사라졌다는게 문제입니다.

최금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이 전무하다"고 발표했는데요.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수천억 원은 이름도 생소한 비상장기업들로 향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2000억 원이 향한 씨피엔에스, 부동산 투자자문업체 입니다.

저희가 직접 찾아가봤는데 조그만 오피스텔이 전부였습니다.

또 다른 2000억 원은 아트리파라다이스라는 업체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부동산 투자자문업체라고 되어있지만

오늘 낮에 가봤더니 실제로는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들도 수상합니다.

업체 대부분이 대부분 구속 기소된 옵티머스 이사, 최대주주들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투자자들의 돈을 빼돌리기 위한 통로용으로 급조된 페이퍼컴퍼니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체 없는 회사들을 거쳐간 투자금들은

부동산 개발이나 주식 매입 대여 용도로 사용됐지만,

금융감독원은 부실 규모가 너무 커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질문4] 황당한 일이에요. 특히 투자금으로 해덕파워웨이라는 회사도 인수했는데, 이 회사는 멀쩡한 우량 기업이었는데, 인수 이후에 완전히 망가졌다면서요?

네, 금융당국과 검찰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 정황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에 답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 회사를 무자본 M&A, 그러니까 자기 돈 없이 빌려서 인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덕파워웨이는 조선 부품 제조업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코스닥에도 상장됐습니다.

특히 현금 자산이 많았는데요.

지난해에는 현금 자산을 믿고 투자했다가 이윤 기회를 놓친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이 해덕파워웨이 경영 관계자를 살해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 역시 해덕파워웨이의 현금성 자산에 주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금은 경영 부실로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데요.

이런 회사 여러 곳에 펀드자금 수천억원이 뿔뿔히 흩어진 만큼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법조팀 최주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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