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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집단 격리’ 양지마을…“한창 추수 때인데”
2020-10-14 19:35 사회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확진자 12명이 나와서 마을이 통째로 집단격리된 전북 정읍 양지마을 기억 하십니까

8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격리됐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현장카메라 권솔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마을 전체가 통째로 격리된 양지마을입니다.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져 있다 보니 주민들은 마을 바깥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현장으로 갑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마다 이동제한 초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주민 의뢰로 농기구를 정비하러 온 차량은 진입하지 못하고 돌아나갑니다.

[현장음]
"안에 못 들어가고 접촉하지 말라고."

주민들은 이 출입경계선 밖으로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김장철인데도 이렇게 수확하지 못한 배추가 잔뜩 심어져 있습니다."

마을 안에는 하루 두 번 소독차가 들어가 방역작업을 합니다.

[송수복 / 정읍시 보건소 관계자]
"마을 돌면서 코로나 소독하려고 들어가요."

양지마을은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확진자가 12명까지 늘었습니다.

추석 전, 자녀 결혼을 앞둔 한 가정에서 지인 등 40여 명을 초대해 피로연을 연 게 화근이 됐습니다.

작은 마을이라 전염속도도 빨랐습니다.

[A 씨 / 양지마을 확진자]
"한 집에서 코로나가 걸렸다고. 그 사람이 걸리고 보니까 검사를 해야 한다 그랬어요. 벌벌 떨리드만 내장, 손끝 발끌까지 그러더라고."

[최낙종 / 양지마을 자가격리자]
"어쩌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주변에) 참말로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정읍시는 지난 6일부터 양지마을 26세대, 44명에 대해 이동제한명령을 내리고 집단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유진섭 / 정읍시장]
"자가격리자는 집에만 있어야 하고 비 자가격리자는 마을 안에서 통행할 수 있어요. 시민 불안이나 걱정, 공포감을 억제하려고 부득이한 조치로 했어요."

확진자 가족 등 자가격리자는 10명, 나머지는 이동제한 대상자입니다.

[김귀선 / 양지마을 이동제한 대상자]
"마음이 우울해 계속. 자식들도 못 만나고. 밤이나 낮이나 그러고 있으니 내가 어떻게 살어."

[최진수 / 양지마을 이동제한 대상자]
"논밭을 나가지를 못하니까. 밖에를 못 나가니까 답답해 죽겠지."

옆 마을은 한창 가을걷이에 바쁠 시기인데 양지마을은 예외입니다.

[권솔 기자]
수확철을 맞은 벼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하지만 이동제한명령이 내려져 주민들은 추수할 엄두도 못 내고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격리 기간이 길어지자 주변에서는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도시락을 보내고,

[박형숙 / 자원봉사자]
"일어나기를 4시 30분, 5시 일어나서 (준비)하고. 점심 (배달)가고. 또 내일 꺼 준비도 해야 되잖아요."

구급차도 24시간 대기합니다.

[이승아 / 정읍시 보건위생과 간호사]
"상비약 챙겨드리고, 건강관리 차원에서 의료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호복을 입은 시청직원들은 마을에 들어가 구호품을 건넵니다.

시에서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주기로 했지만

마을 밖으로 출퇴근하던 주민들은 생계유지가 어렵다고 답답해합니다.

[박형수 / 양지마을 이동제한 대상자]
"마트에서 일하는데요. 십 며칠 놀아버리니까 벌어서 겨울에 먹어야 하는데 손해가 막심하죠."

[전희정 / 양지마을 이동제한 대상자]
"천만 원 조금 더 벌어요 공사를(일을) 싹 끝내면. 그게 다 날아간 거예요. 격리가 해제되면 그 뒤부터 시련이 오는 거예요."

"양지마을 주민 전원은 16일 코로나19 재검사를 받습니다.

정읍시와 방역당국은 주민 모두 음성판정이 나오면 집단 격리와 이동제한을 해제할지 검토할 예정입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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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PD : 김남준·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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