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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고장나도 못 고치는 친환경 가로등
2021-03-24 19:46 뉴스A

친환경 가로등, 태양광, 풍력으로 자가 발전한다며 속속 설치됐죠.

그런데 수년 째 도심 곳곳에 고장난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가 지는 시간대의 서울 광화문.

대로변에는 가로등들이 켜지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여현교 / 기자]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태양광과 하이브리드 가로등입니다. 작동한다면 주변이 더 환해야겠지만 불이 꺼진 상태로 방치돼 있습니다."

고장난 채 늘어선 가로등에 관해 구청에 물어봤지만, 세워진 곳이 기업 땅이라 그곳 소유라고 말합니다.

[종로구청 관계자]
"여기까지 사유지잖아요. 우리는 저쪽으로 들어가는 선로 자체가 없어요"

그러나 기업 측은 기업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KT 관계자]
"내부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저희 소유면 저희 재물이라고 나올텐데 그게 아니어서."

고장 났지만, 주인이 누군지도 몰라 철거도 못하는 황당한 상황은 이곳 뿐이 아닙니다.

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는 국회 앞 한강공원 산책로.

하이브리드 가로등 9대의 불이 켜지지 않는데, 시 담당자는 가로등 존재 자체를 몰랐습니다.

[한강공원 관계자]
"그 등을 지금까지 교체를 안 했을 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아니면 이제 양쪽으로 등이 있어서 어둡지 않을 것 같은데요"

"여의도 국회 인근 한강공원 산책로인데요. 제가 지금 이렇게 걷고 있는 곳은 환하지만 앞에 보이는 하이브리드 가로등이 있는 지점부터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 정현준]
"이거 고장 난지 꽤 오래됐었어요. 보통 조명 켜거나 밤하늘 보면서 다닐 때도 있고요."

취재 결과 2009년에 정부와 서울시가 각각 수억 원을 들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2012년 하이브리드 가로등이 설치된 인천 월미도 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인천 중구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우리가 관리를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서.."

[이덕환 / 서강대 명예교수 겸 탄소문화원 원장]
"이런 거는 장난감이지. 실제 풍력발전소 보면 길이가 한 2미터 돼요."

[이덕환 / 서강대 명예교수 겸 탄소문화원 원장]
"관리를 안 하는 건 이 선택이 정치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거에요. 2008년에 녹색성장이 들어오면서 한 번 일어났고, 2017년 탈원전이 들어오면서 다시 들어온 거에요."

비슷한 사례는 최근에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2017년 약 8억원을 들여 하이브리드 가로등 81대를 설치한 강원도 원주천 일대.

낮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밤이 되면 불이 켜지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인근 주민]
"(어두운곳)까지 안가게 돼요. 중간에 그냥 돌아와가지고 다시 집으로 가게 돼요."

[인근 주민]
"세금 낭비잖아요. 그거 다 낭비잖아"

[여현교]
"급하게 설치했다가 고장나면 버려두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친환경가로등. 전국에 얼마나 더 많을까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
PD 김종윤 석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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